미국 라스베이거스에 자리잡은 삼성전자와 LG전자의 CES 2024 전시관을 마주한 순간 느낀 감정이다.
가전 업계 선두를 달리는 기업답게 규모 역시 역대급이다. 특히 삼성전자는 이번 행사 참가업체 중 가장 넓은 3934㎡(약 1192평) 규모로 전시관을 꾸렸다.
개막을 하루 앞둔 8일(현지시간) 찾은 두 전시관에서는 차세대 혁신 기술의 향연이 펼쳐졌다.
이날 무엇보다 가장 눈에 띄었던 건 바로 ‘투명 스크린’이다.
LG전자 전시장 입구에 들어서자 세계 최초 투명·무선 올레드(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 ‘LG 시그니처 올레드 T’ 15대가 한데 모여 순식간에 거대한 폭포를 만들어냈다. 화면이 진행되는 동시에 유리처럼 반대편을 볼 수 있어 정말 물이 흐르는 것 같은 착각에 빠진 듯했다.
이러한 올레드 T의 신비한 경험은 전시장 곳곳에서 만날 수 있었다. 좋아하는 가수의 공연에서 배경을 투명하게 바꾸자 정말 실제로 사람이 튀어나온 듯한 느낌이 들었다. LG전자는 이 제품으로 CES 최고혁신상을 비롯해 4개 부문 총 5개 혁신상을 받았다.
삼성전자 역시 여러 투명 마이크로 LED 제품을 설치해 눈길을 끌었다. 특히 전면은 투명 마이크로 LED, 후면은 일반 LCD 화면이 조합된 전시품 속 축구 경기 장면은 마치 홀로그램처럼 입체감과 생동감이 느껴졌다.
차세대 AI 비서봇 삼성전자 ‘볼리’(Ballie)와 LG전자 ‘스마트홈 AI 에이전트’도 눈길을 끌었다. 두 제품 보두 앙증맞은 사이즈로, 춤을 추는 등 관람객들에게 재롱을 부렸다.
볼리는 이날 삼성전자가 프레스 콘퍼런스에서 행사 도중 깜짝 공개한 AI 컴패니언(companion)이다.
자율주행 기반으로 움직이는 볼리는 집안 곳곳을 다니며 사용자의 패턴을 스스로 학습해 최적화된 환경을 제공한다. 집안 곳곳의 기기와 스마트싱스로 연결해 자유롭게 제어할 수도 있다.
무엇보다 가장 눈에 띄었던 건 프로젝터 기능이었다. 볼리는 사용자가 원하는 정보를 근처 빈 벽이나 바닥에 보여준다. 시연자가 주방에서 요리하면서 조리법을 찾자, 볼리가 싱크대 위의 빈 곳을 이용해 조리 동영상을 띄웠다.
LG전자 부스에서는 AI 에이전트를 만날 수 있었다. 볼리와 달리 AI 에이전트는 두 발이 달렸다. 음성·음향·이미지 인식 등을 접목한 멀티모달(Multi Modal) 센싱과 첨단 인공지능 프로세스를 토대로 사용자의 상황과 상태를 정교하게 인지하고 능동적으로 소통한다.
실제로 이날 시연에선 로봇이 사용자에게 하루 일정을 알려주고, 사용자가 필요 없는 일정을 말하자 자동으로 삭제해주기도 했다.
이외에도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이번 CES에서 AI 기반의 냉장고, 세탁·건조기, 청소기 등 신제품을 대거 선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