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반도체 등 이공계 일반 학과와 의대를 동시에 붙었을 경우 올해도 의대를 선택하는 수험생들이 많을 가능성이 높다고 봐야 한다”며 “인문계 쪽에서는 교대와 일반 상위권 학과에 동시에 붙었을 경우 교대보다는 일반 상위권 학과 쪽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수시모집의 경우 최상위권 대학인 서울·연세·고려대 수시 최초 합격자 6699명 중 2206명(32.9%)이 등록하지 않았다. 3명 중 1명꼴로 등록을 포기한 것인데, 복수로 합격한 대학·모집단위 중 선호도가 더 높은 곳으로 가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미등록 인원이 많이 발생하더라도 대학이 추가합격자를 더 늘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종로학원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수시 이월인원은 급격한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2021학년도 3만6001명이었던 수시 이월인원은 2022학년도 3만1502명, 2023학년도 3만263명으로 줄었다. 같은 기간 서울 소재 대학만 보면 2751명에서 1150명으로 58.2% 감소했다.
임 대표는 서울권 대학 수시 이월인원 감소의 이유로 “수시 미선발로 정시로 넘어갈 경우 학력인구 감소와 통합수능 문이과 교차 지원 등 불확실성이 증가하기 때문에 최대한 수시에서 뽑으려 하는 경향이 뚜렷하다”고 말했다.
또 “서울 소재 대학에 수시 지원자들이 많이 몰려 있어 (대학이) 추가합격을 시킬 수 있는 여유가 많을 것”이라며 “전화 통보 등을 통해 비공식적으로 이뤄지는 추가 합격 발표가 굉장히 활발하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방 소재 대학에서도 수시 추가합격이 활발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임 대표는 “지방권 대학의 경우에도 수시에서 못 뽑고 정시로 넘어갈 경우 추가 모집을 해야되는 상황에 놓이게 되는데 거기서도 충원이 안된다면 부실대학 판정을 받을 수 있어 수시에서 어떻게든 합격시키려고 노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수시 추가합격 규모는 각 대학별 판단에 달려 있기 때문에 예단하기는 이르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은 “수시에서 얼마나 뽑으려 하느냐는 순전히 대학의 의지”라며 “올해 논술 응시율이 작년보다 많이 오르는 등 학생들 입장에서 수시로 끝내는 게 낫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서울 중하위권 등 일부 대학에서는 추가합격 전화 더 열심히 돌려야겠다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 소장은 “지금 수준에서는 올해 수능이 너무 어려워서 최저학력 기준을 충족하는 인원이 예년보다 줄어 정시로 이월되는 인원이 작년보다 많아질 수 있다는 정도로 예측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메가스터디교육 또한 올해 불수능 영향으로 최저학력 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정시로 이월되는 수험생이 많을 수 있다고 봤다. 메가스터디교육은 가장 높은 기준을 적용하는 의예과의 수능 최저(국·수·영·탐 등급 합 5 이내 혹은 3개 영역 1등급)를 충족한 수험생이 지난해보다 20%가량 감소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입시전문가들은 수험생들에게 당장 정시 전략에 큰 변화를 줄 필요 없이 철저하게 목표로 하는 대학 관련 정보를 수집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임 대표는 “우선 (추가합격 통보가 오는) 28일까지는 수험생들이 지원 가능한 대학의 범위를 어느 정도 좁히고 정보 수집을 계속하는 게 중요하다”며 “해당 대학의 2개년도 입시 결과 정보를 철저하게 수집하는 동시에 본인이 목표한 대학과 비슷한 수준인 라이벌 대학의 입시 변화 움직임도 보면서 본인이 가고자 하는 대학에 미칠 수 있는 영향이 무엇인지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우 소장은 “현재 원서 접수 전이기 때문에 정시 지원에서 한 개 정도는 확실한 안정 지원을 하는 게 필요하다”며 “본인이 목표로 하는 대학의 수능 환산 방법을 잘 살펴보고 지원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