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업] 소고기 숙성, 이틀이면 완성…시간 줄이고 풍미 높였다

입력 2023-12-13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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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진청, 라디오파 활용 숙성기간 3주→2일 단축 기술 개발

▲숙성 전 소고기(위)와 라디오파로 48시간 동안 숙성한 소고기. (사진제공=농촌진흥청)
▲숙성 전 소고기(위)와 라디오파로 48시간 동안 숙성한 소고기. (사진제공=농촌진흥청)

소고기의 육질을 연하게 하고 풍미를 높이기 위해 활용하는 숙성 기간을 대폭 단축시킬 수 있는 기술이 개발돼 사업화에 들어간다. 소비자들은 숙성 고기를 보다 저렴하게 먹을 수 있게 되고 농가는 저지방 부위의 고기에서도 높은 소득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농촌진흥청은 48시간 만에 3주 이상의 건식 숙성(드라이에이징)과 비슷한 효과를 얻을 수 있는 '라디오파 소고기 단기 숙성기술'을 개발하고 산업체에 기술이전 해 사업화를 추진한다.

지난해 우리나라 1인당 연간 축산물 소비량은 58.4㎏으로 매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축산물 소비가 늘어나면서 동시에 숙성육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소고기를 숙성시키면 소고기 속에 있는 다양한 효소가 단백을 아미노산으로 분해하고, 이 때 고기의 육질은 연해지고 풍미는 높아진다. 하지만 축산업 현장에서 사용하는 드라이에이징은 약 3주간의 시간이 필요한 데다 이 기간 발생하는 재고 부담, 그리고 숙성한 뒤 먹을 수 있는 부분이 생고기 대비 60~70%밖에 되지 않는 등 효율성이 떨어졌다. 소비자 역시 생고기 대비 가격이 비싸 쉽게 접근할 수 없었다.

이에 농촌진흥청은 소고기 건식 숙성의 산업화와 대중화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라디오파 소고기 단기 숙성기술'을 개발했다.

농진청은 섭씨 15도 이상에서 소고기를 숙성하면 미생물 오염 우려는 있지만 효소 반응은 촉진된다는 기존 연구 결과에 착안해 기술을 개발했다. 라디오파로 소고기를 가열하는 동시에 고기 표면의 미생물 증식을 막기 위해 영하의 냉풍을 쏘이는 방식을 사용했다. 고기 표면에 흡수되는 파장이 짧은 전자레인지의 마이크로파와 달리 파장이 긴 라디오파를 이용해 고기 내부를 가열하면서 표면을 냉각할 수 있도록 했다.

이 기술을 적용한 결과, 48시간 만에 고기 육질은 25% 부드러워졌으며, 건조 전 무게 대비 풍미를 느끼게 해주는 유리아미노산 등 풍미 인자는 1.5배 늘어났다. 기존 건식 숙성 방식을 3주간 적용한 것보다 높은 효과를 나타냈다.

또 기존 건식 숙성 방식으로 고기를 숙성할 때 건조에 의한 무게 감소 외에도 상한 부분, 딱딱해진 겉면을 제거하면서 60~70%에 불과한 수율도 이 기술을 적용하면 건조에 의한 무게 감소만 있어 85% 정도로 높였다. 아울러 고기 표면에 특정 유산균이나 효모 등을 바르면 발효 향, 제빵 향 등 개인의 취향에 맞는 다양한 풍미의 숙성 소고기도 만들 수 있다.

숙성 기간을 줄이면서 소비자들도 숙성육을 쉽게 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안심, 등심 등 전통적인 구이용 부위보다 3배 많이 생산되고 가격은 저렴한 앞다리, 우둔, 설도 등 저지방 부위를 숙성해 구이용으로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농가 또한 저지방 부위의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어 소득 증대에 기여할 것으로 농진청은 기대하고 있다.

농진청은 연구 결과를 특허출원하고, 산업체 3곳에 기술이전해 사업화를 추진 중이다.

이승돈 농진청 국립농업과학원장은 "이번 연구는 축산물에 공학 기술을 접목해 산업화에 접근한 구체적인 성과"라며 "축산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 국민이 합리적인 가격에 맛있는 농산물을 선택하고, 농가는 안정적으로 소득을 올릴 수 있도록 기술확산과 보급 기반 마련에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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