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금 규모 순이익의 0.87% 불과
은행·생보업계보다 현저히 적어
손해보험사들이 사회공헌 기금 출연을 놓고 의견 조율을 하지 못하고 있다. 일부 손보사들이 기금 출연 대신 자동차보험료 추가 인하를 주장하면서다. 다른 업권 대비 사회공헌 기금 규모가 현저히 낮은 손보업계가 지나치게 인색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13일 손보업계에 따르면 지난주 손해보험협회 임원회의에서 일부 손보사는 “사회공헌 기금 출연 대신 자보료를 2.5%까지 인하하겠다”는 의견을 냈다. 자보료 인하 마지노선이 1% 후반이라고 주장한 것과 달리 기금을 낼 바엔 자보료를 추가로 더 내려 5000억 원을 맞추겠다는 계산이다. 이에 대해 손보협회는 난색을 표한 상황이다.
손보사들은 현재 손보협회에 5개년에 걸쳐 200억 원씩 사회공헌기금을 출연하고 있다. 해당 기금은 서울시 난자 시술, 침수 피해돕기 등에 쓰인다.
업계 관계자는 “이미 출연한 기금이 남아 있는데 추가로 돈을 걷는 것은 불필요하다”며 “기금을 쓸 수 있는 곳도 한정적이어서 다 쓰기에도 어려움이 따른다”고 주장했다.
손보업계의 사회공헌 규모는 다른 업권 대비 현저히 적은 수준이다. 지난해 사회공헌금액을 살펴보면 은행권은 1조2000억 원으로 순이익의 6.5% 수준이다. 생명보험 업권은 1720억 원으로 순이익의 4.6%다. 반면 손보업권은 474억 원으로 순이익의 0.87%에 불과했다.
손보업계가 사회공헌에 인색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또 다른 관계자는 “상생금융이 아니더라도 손해율이 워낙 좋아 자보료는 내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기금 출연 대신 자보료를 내리려면 3%에 가까운 인하율을 보여줘야 할 텐데 이 또한 금융당국이 바라는 상생 안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모수가 많은 대형 손보사들의 3% 인하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