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진사퇴하라” vs “지도부 흔들지마라”...국힘, 내부 분열 수면 위로

입력 2023-12-11 16:32 수정 2023-12-11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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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기·김가람 등 최고위원 “똘똘 뭉쳐야”
김기현 “사즉생 각오로 국민 목소리에 답할 것”
하태경·서병수 등 비주류 ‘김기현 사퇴’ 촉구
배현진 등 친윤 초선들 반박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발언을 하고 있다. 2023.12.11. 20hwan@new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발언을 하고 있다. 2023.12.11. 20hwan@new

국민의힘의 내부 분열이 시작됐다. 내년 총선에서 서울 6곳 지역에서만 우세를 보인다는 내부 보고서가 공개된 뒤 위기감이 엄습한 탓이다. 일부 비주류 의원들이 김기현 대표에 대한 사퇴를 요구하자 당 최고위원을 비롯한 친윤(친윤석열)계 의원들이 반박에 나섰다.

김석기 최고위원은 11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소위 당내 중진이란 분들이 당 대표가 물러나야 한다고 공개적으로 얘기하는 것을 봤다”며 “당 대표가 물러나는 것만이 총선에서 이길 수 있는 길이냐”고 지적했다. 이어 “대안 없는 지도부 흔들기를 멈춰야 한다”며 “당 대표가 물러나는 순간 너도나도 싸우며 당은 대혼란에 빠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대안도 없는 주장으로 자중지란 일으키지 말고, 김 대표를 중심으로 모두가 심기일전해 똘똘 뭉쳐야 한다”고 했다.

김가람 최고위원은 “혁신안을 거대한 정당에 잘 접목시키는 것은 오히려 신중해야 한다”며 “그런데 남은 절반의 완성을 시작도 하기 전에 벌써 비판하는 일부 의원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안도 없이 당 대표를 내치자는 것에 어떠한 희생과 전략이 있는 것이냐”라면서 “모두가 함께 죽는 길보다는 모두가 함께 사는 길을 고민해야 한다”고 했다.

김 대표도 이날 당 혁신위 활동과 관련해 “혁신위는 결코 소홀히 다룰 수 없는 부분을 짚고 제안해줬다”라면서도 “일부 현실 정치에 그대로 적용하기에 까다로운 의제가 있다”고 말했다. 혁신위는 이날 ‘주류 희생안’ 등 그간 의결한 1~6호 안건을 종합 보고했다. 이어 “저를 비롯한 우리 당 구성원 모두는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모든 기득권을 내려놓고 사즉생의 각오로 민생과 경제를 살리라는 국민의 목소리에 답해 나갈 것”이라며 “말뿐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드려야 하겠다”고 했다.

당 지도부가 공개적으로 진압에 나서면서 당내 공방은 커질 것으로 보인다. 여권 관계자는 “김기현 대표가 사실상 지도부 체제를 공고화했다고 볼 수밖에 없다”라면서 “이러다 13일 열리는 의원총회가 싸움판이 될 듯하다”고 말했다. 이준석 전 대표는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이대로 간다면 국민의힘이 내년 총선에서 100석도 얻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당내 비주류 의원들을 중심으로 김 대표 책임론이 분출했다. 3선 중진 하태경 의원은 이날 SNS에 “수직적 당정관계로 우리 당을 좀비 정당으로 만들었고 수술하러 온 인요한 혁신위의 메스를 빼앗고 수술대에서 내쫓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김 대표를 향해 “무작정 시간 끌기, 이제는 안 통한다”고 비난했다. 5선의 서병수 의원은 10일 SNS에서 “대통령실만 쳐다볼 게 아니라 단호하게 바로잡겠다는 그런 결기가 김 대표 당신에게 있냐고 묻지 않았던가”라고 질타했다. 이외에 최근 김미애·성일종·이용호·최재형·허은아 의원 등도 공개적으로 김 대표를 비판했다.

반면 친윤(친윤석열)계 초선 의원들은 김 대표 사퇴를 요구해온 비주류 의원들을 비판하고 나섰다. 강민국·박성민·이용·최춘식·전봉민·윤두현·양금희·태영호 등 친윤 의원들은 국민의힘 메신처 단체방에서 서병수·하태경 의원 등을 향해 ‘내부 총질’, ‘자살 특공대’, ‘퇴출 대상자’, ‘엑스맨’ 등 표현을 써가며 힐난했다. 특히, 배현진 의원을 이날 SNS를 통해 “본인들의 무능을 백번 자성해도 모자랄 이들이 지도부를 향해 ‘수포자(수도권 포기자)’라며 사퇴를 종용하고 나섰다”고 비주류 의원들을 공개적으로 직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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