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한국금융연구원 박재식 선임연구위원은 ‘국내 금융회사의 해외진출 문제점과 개선방안’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금융사 해외진출 활발, 2010년 333개였던 국내 금융사 해외점포 2015년 390개, 2022년 488개로 급증했다.
박 연구원은 "이러한 양적 성장에도 불구하고 국내 금융회사의 해외진출은 여전히 은행이 주도하는 불균형적인 모습을 보인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2010~2022년 중 국내 금융회사의 해외점포 증가분(155개) 중 절반 정도(46.1%, 72개)가 은행에 의해 이루어졌다. 지난해 국내 금융회사의 전체 해외점포 중 은행의 비중은 41.8%로 2010년의 39.6%보다 소폭(2.2%p) 증가했다. 같은 기간에 비은행의 해외점포도 늘어났지만, 은행과 비교하면 미흡한 수준이다.
해외점포 수 증가로 보유 자산규모도 성장했다.
해외점포 보유 자산 2017년 1000억 달러를 웃도는 수준이었으나 2022년에는 2000억 달러를 넘는 수준으로 확대됐다. 2020~2022년 코로나19 기간이 겹쳤음에도 불구하고 자산 규모가 불과 6년 만에 94.1% 증가한 셈이다.
양적 성장에도 불구하고 수익성은 후퇴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은행은 해외점포의 자산이익률(ROA)이 국내부문의 ROA를 지속적으로 상회했다. 그러나 지난해에는 해외점포의 ROA가 0.49%로 국내 수준으로 하락했다.
박 연구원은 국내 금융회사의 해외진출 문제점에 대해 △강한 동일지역·동일고객·동일업무의 성향 △은행과 비은행간 불균형적 해외진출의 지속 △현지 네트워크 부족으로 인한 현지 경쟁력 확보 부족’ 등 3가지를 지적했다.
지난해 현재 국내 금융회사의 해외점포 중 60% 이상이 국내 기업이 많이 진출해있는 중국, 동남아, 인도 등 아시아지역에 집중돼 있다. 2010년에 은행의 해외점포 중 41.7%가 지점으로 구성됐지만, 10여 년이 지난 2022년에도 지점의 비중(42.6%)은 크게 변함이 없다.
박 연구원은 국내 금융회사의 해외 경쟁력 강화 위해 현지 대형 금융회사의 지분을 공동인수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은행, 비은행, 정책금융기관 등이 협력해 전략적 투자자로서 시장지배력이 있는 현지 대형 금융회사의 지분을 공동으로 인수하는 전략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구체적으로 인수금융 노하우가 있는 국내증권사가 현지 대형 금융회사의 지분인수를 목적으로 하는 펀드를 설립해 GP(General Partner)의 역할을 수행하고, 복수의 국내 은행과 비은행이 LP(Limited Partner)로서 해당 펀드에 공동으로 참여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은행의 경우에는 현지 대형은행의 지분인수를 통한 해외진출은 현지 경쟁력 강화와 함께 배당금 확보, 자문수수료 취득 등을 통한 비이자이익 창출의 기회로도 활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지분인수 방식의 해외진출은 출구전략 리스크, 투자부실화 리스크, 규제 리스크 등이 상존한다. 때문에 금융당국과의 협력 강화 등을 통한 국내 금융당국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