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석환 신임 교육부 차관이 ‘역대급 불수능’이라는 평가를 받는 올해 수능에 대해 “킬러 문항을 내지 않고도 수능 변별력을 유지하는 시험 체계를 마련할 수 있다는 것을 입증했다”고 밝혔다.
8일 오 차관은 정부세종청사 교육부(14-2동)에서 출입기자들과 도어스테핑(출근길 약식 질의응답)을 가지고 이같이 답했다.
오 차관은 “(수능) 시험은 끝났지만, 공교육을 통해 시험 대비를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줬다"며 "이제는 공교육 강화를 해서 제대로 된 학교 교육을 하라는 미션이 저희들(교육부)에 주어졌다. 사교육 문제와 공교육 신뢰 문제를 회복해야 할 때”라고 밝혔다.
2024학년도 수능은 이례적으로 어려웠다는 평가를 받는다. 킬러문항 없이 상위권 변별력을 확보하는 데 집중한 출제 당국이 준킬러(중고난도) 문항을 다수 배치하면서다. 교육계에선 출제 당국이 변별력 확보에만 집중해 난이도 조절에 실패했다는 지적까지 나온다.
이러한 지적에 대해 오 차관은 “물수능, 불수능 논의가 아니고 변별력을 갖춘 시험으로 킬러 문항 없이 가능한 지금의 체제를 안정적으로 유지해서 학교 교육을 통해 (수능)시험 준비를 할 수 있고 역량을 키우면서 미래를 대비할 수 있는 명실상부한 공교육 체계를 마련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 차관은 박근혜 정부에서 ‘중·고교 역사·한국사교과서 국정화를 위한 역사교육지원 태스크포스(TF)팀’ 단장을 맡은 바 있다. 이와 관련해선 “대한민국 공무원으로서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 인지를 생각해서 마땅한 일을 했다고 생각 한다”면서도 “(다만) 평가는 다를 수 있다”고 했다.
이어 “평가는 달게 받을 것"며 “각기 다양한 평가를 받아들여서 지금 현재 제게 맡겨진 역할을 제대로 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국립대 사무국장직 공무원 임용 폐지로 교육부 인사적체가 심화되고 있다는 지적엔 오 차관은 “인사 적체 등의 문제는 지금부터 이주호 부총리하고 상의해서 차근차근 해결할 것”이라며 “기본적으로 더 중요한 것은 지금 교육부에 요구되는 것이 무엇인지 등의 고민을 해결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런 고민이) 앞으로 우리가 만들어갈 교육부의 모습이 돼야 할 것”이라며 “그 모습 속에서 우리 인사 문제와 조직 문제도 같이 만들어져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지난 6일 교육부 차관으로 임명된 오 차관은 정통 교육 관료로 초·중등 교육 정책 관련 부서를 두루 거쳤다. 경북 상주 출신으로 건국대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한 후 36회 행정고시를 통해 공직을 시작했다. 서울대에서 행정학 석사, 영국 맨체스터대에서 철학 박사 학위를 땄다.
교육부 고위공무원으로 교원소청심사위원회 상임위원, 교육복지정책국장, 고등교육정책관, 기획조정실장을 역임했다. 앞서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교육과학기술부(교육부 전신)에서 처음 장관으로 재임했던 시기에 영어교육정책과장, 학교폭력근절과장 등을 거쳐 고위공무원(학생지원국장)으로 승진했다.
지난해 5월 윤석열 정부 출범 직후 교육부 기조실장에 임명돼 국정과제인 100만 디지털 인재 양성 정책 수립에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