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는 "경기 회복 조짐이 서서히 나타나는 모습"이라고 진단한 기획재정부의 평가와도 다소 어긋난다. 기재부는 최근경제동향(그린북)에서 2월부터 7월까지 6개월 연속 경기 둔화라고 표현했다가 8월부터 10월까지 경기 둔화 흐름이 완화되고 있다고 평가했는데 11월엔 경기 판단이 좀 더 긍정적으로 봤다. 이승한 기재부 경제분석과장(현 종합정책과장)은 “실물 경기 측면에서 긍정적인 요인들이 늘었다”면서 “회복 조짐이 서서히 나타나면서 방향 전환을 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KDI는 고금리 기조가 지속됨에 따라 소비와 설비투자가 부진한 가운데 물가상승세는 점진적으로 안정되는 모습이라고 봤다.
상품소비가 부진하고 서비스소비 증가세도 둔화되고 있으며 고금리 지속으로 투자여건이 악화된 가운데 반도체 재고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함에 따라 설비투자는 감소세를 나타냈다.
11월 소비자심리지수(98.1→97.2)도 하락세를 이어가며 소비 부진이 지속될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와 같은 내수 부진이 반영되면서 물가상승세도 둔화 흐름을 보이고 있다.
또 11월 기계류 수입액(-20.9%)이 반도체제조용장비 수입액(-28.2%)을 중심으로 큰 폭의 감소세를 지속하고 변동성이 높은 특수산업용기계수주가 10월(14.7%)에는 증가했으나, 3개월 이동평균 기준으로는 30.0% 감소했음을 감안하면 당분간 반도체 투자 부진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KDI는 그러나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이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며 경기 부진 완화를 주도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최신 스마트폰과 인공지능(AI) 서버 제품의 수요 확대로 반도체 수출이 증가로 전환했다. 아울러 수출기업의 심리지수도 점차 개선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