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이차전지주들의 주가가 급등하면서 이동채<사진> 에코프로 전 회장의 주식재산이 3조 원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전 회장의 개인주주랭킹 순위도 36계단 상승했다.
29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이 전 회장의 에코프로 지분평가액은 올해 2조9535억 원(27일 기준) 증가한 3조4703억 원으로 집계됐다. 작년 말 대비 571% 증가한 규모다.
이 전 회장은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8위)을 제치고 주식재산 순위 7위로 껑충 뛰어올랐다. 정 회장이 현대차 등 6개 회사에서 보유한 지분평가액은 3조4487억 원이다.
지분평가액 순위 1위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으로 13조5861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어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8조5758억 원),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6조5189억 원),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5조5552억 원) 등이 2~4위를 차지했다. 조정호 메리츠금융지주 회장(5조3956억 원)과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4조2441억 원)은 각각 5위와 6위로 나타났다.
이 전 회장은 에코프로의 최대주주로 9월 말 기준 501만7849주(지분율 18.84%)를 보유하고 있다. 에코프로는 에코프로에이치엔, 에코프로비엠, 에코프로머티리얼즈, 에코프로씨엔지 등을 지배하고 있다.
올해 이차전지주들의 주가가 급등하면서 이 전 회장의 주식재산도 가파르게 늘었다. 에코프로는 연초 10만 원대였던 주가가 70만 원대로 가파르게 상승했다. 에코프로비엠 역시 올해만 주가가 161% 성장했다. 최근 상장한 에코프로머티리얼즈도 상승세다. 첫날 공모가(3만6200원)에서 출발해 58% 올랐고, 이어 이틀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다. 22일 하루를 제외하고 연일 상승하며 주가는 공모가를 3배 이상 웃돌며 13만 원을 터치했다.
이 전 회장의 주식재산은 앞으로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에코프로 계열사들의 실적 향상에 힘입어 주가 상승 여력이 더 있을 수 있다는 관측이다. 에코프로의 내년 영업이익은 올해보다 4.51%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에코프로비엠(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 증가율 54%), 에코프로에이치엔(46%), 에코프로머티리얼즈(104%) 등도 내년 영업이익이 올해보다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에코프로 고평가 논란과 함께 주가가 내려오면 이 전 회장의 주식재산은 크게 쪼그라들 수도 있다. 하나증권은 최근 에코프로에 대해 밸류에이션 공백 상태라며 투자의견 ‘매도’, 목표주가 42만 원을 제시했다.
김현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기타 자회사들의 가치를 합산한 지주사 에코프로의 가치를 현가 할인하면 10조9000억 원이 도출된다”며 “현 시총 22조9000억 원(11월 8일 기준)과의 격차를 감안하면 현 주가는 사실상 밸류에이션 공백 상태”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