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 프랜차이즈 BBQ가 미국 시장에서 K치킨의 인기를 주도하고 있다. 2006년 첫 진출 후 17년 만에 미국 전체 주(州)의 절반 이상에 매장을 설립하며 눈부신 성장을 이뤄냈다.
23일 제너시스BBQ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BBQ는 미국 50개 주 중 절반이 넘는 26개 주에서 매장을 운영 중이다. 매장 수는 250여 개에 달한다. 가장 최근 매장을 연 곳은 남부 앨라배마주 대도시 모빌이다. 모빌은 앨라배마에서 버밍햄, 몽고메리 다음으로 세 번째로 큰 도시다.
BBQ는 2006년 미국에 진출한 이후 현지 뉴욕, 캘리포니아, 텍사스 등에서 한인 상권을 중심으로 매장을 운영해 왔다. 이후 매장 수는 꾸준히 늘었지만 빠른 속도는 아니었다.
하지만 2020년 코로나가 세계적으로 확산하면서 분위기를 바꿨다. 비대면 식문화가 발달하면서 한국식 배달 시스템이 현지에서도 먹혔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코로나 초기인 2020년 말 50개 수준이었던 BBQ 미국 가맹점은 다음 해 97개로 늘었다.
BBQ 관계자는 "갓 튀긴 치킨을 가장 맛있는 최적의 상태로 신속하게 배달하고, 배달을 관리하는 시스템도 체계적이어서 코로나 시기 다른 현지 업체들에 비해 경쟁력이 컸다"고 설명했다.
지역에 맞게 매장 타입을 다양화하고 현지 특색에 맞는 메뉴를 선보인 점도 성공 비결로 꼽힌다. 매장에서는 치킨 뿐만 아니라 떡볶이, 순두부 등 최근 외국인들이 관심을 갖는 한식 메뉴도 맛볼 수 있다.
포장 문화가 발달한 미국인의 취향을 더욱 확실히 사로잡기 위해 올해 5월에는 뉴저지주 잉글우드에 배달·포장 전문 첫 매장도 열었다. 이는 키오스크를 통해 주문하고 푸드락커(사물함)에서 치킨을 찾아가는 무인화 매장이다.
코로나 이후 눈에 띄게 매장 수를 늘린 BBQ는 올해 8월 미국 외식 전문지인 '네이션스 레스토랑 뉴스(Nation’s Restaurant News)'가 선정한 미국에서 가장 빨리 성장한 외식 브랜드 7위에 오르기도 했다. 한국 브랜드로는 유일하게 3년 연속 10위 안에 오른 성과다.
뿐만 아니라 최근 미국 프랜차이즈 전문 매체 '프랜차이즈 타임스'가 선정한 '프랜차이즈 톱 400'에도 처음으로 이름을 올렸다. 순위는 118위로, 국내 치킨 프랜차이즈 중에는 유일하게 400위 안에 들었다. 이 매체는 BBQ를 선정하면서 한국에서의 맛을 똑같이 구현한 점과, 가맹점 지원 시스템을 강점으로 꼽았다.
BBQ는 미국을 넘어 캐나다와 남미 시장까지 해외 진출 영역을 넓힐 계획이다. 올해에는 중미 파나마와 코스타리카에도 매장을 열었다. 여기에 동남아 시장에도 박차를 가해 2030년까지 전 세계 시장에서 5만 개 매장을 운영한다는 목표다.
윤홍근 제너시스BBQ 회장은 올해 창사 28주년 기념사를 통해 "끈기와 도전정신으로 제너시스BBQ 그룹이 2030년까지 세계 최고의 프랜차이즈 그룹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BBQ 관계자는 "미국에서 새 매장을 계속 오픈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K치킨의 세계화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