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의 2위 규모 이동통신 사업자인 ‘바티 에어텔’(Bharti Airtel, 이하 에어텔)'이 삼성전자를 찾았다. 지난해 양사는 인도에서 5G(5세대) 이동통신 장비 공급 파트너십을 맺은 바 있다. 이번 에어텔의 방한으로 추가 사업 수주 가능성까지 점쳐지면서 삼성전자가 인도의 5G 시장 선점 굳히기에 들어가는 모양새다.
22일 본지 취재에 따르면 에어텔의 주요 경영진들은 최근 경기 수원시 삼성전자 본사에 방문해 삼성전자 네트워크사업부 주요 관계자들과 만나 사업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지난주 에어텔 관계자들이 삼성을 직접 찾았다”며 “이 자리에서 향후 지속적인 협력 강화 방안 등을 논의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앞서 지난해 8월 에어텔의 5G 통신장비 공급사로 선정된 바 있다. 1995년 설립된 에어텔그룹은 전 세계 무선 가입자만 약 4억9000만 명을 보유한 통신사업자다. 지난해 8월 인도 정부로부터 5G 주파수 경매를 통해 운영 라이선스를 획득하고, 5G 상용망 구축을 준비해오고 있다.
삼성전자는 당시 에어텔과 계약을 맺으며 5G 통신망 구축을 위해 △5G 기지국(Radio Unit) △다중 입출력 기지국(Massive MIMO radio)을 포함한 라디오 제품과 설치, 최적화 및 유지 보수 서비스 등을 제공하기로 했다.
업계에선 에어텔의 이번 방한으로 향후 인도에서의 5G 사업 확대 및 추가 수주에 관한 긍정적인 목소리가 나온다. 실제로 인도 통신사들은 2025년까지 5G 전국망 구축 완료를 목표로 사업을 진행 중이다.
사업 확대에 대한 분위기는 RFHIC 등 삼성전자를 주요 고객으로 둔 통신 장비 업체 협력사들의 동향으로도 점쳐볼 수 있다. RFHIC는 삼성전자와 5G 기지국 구축 등에 필요한 해외 이동통신사향 질화갈륨(GaN) 트랜지스터 등의 제품을 개발·납품하고 있다.
김홍식 하나증권 연구원은 최근 리포트에서 “내년 인도 시장에서 5G 투자가 본격화하면서 삼성전자는 3GHz대역 고주파수 투자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며 “올해 4분기에는 삼성전자 수출 물량이 증가해 (RFHIC의) 내년 실적은 회복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에어텔 외에도 인도 1위 통신사인 ‘릴라이언스 지오’와도 계약을 맺어 5G 무선 접속망 장비를 공급해오고 있다. 2021년 기준 인도 이동통신 시장 점유율은 릴라이언스 지오가 42.8%, 에어텔이 35.6%다. 사실상 인도 전체 이동통신 사용자 10명 중 8명이 삼성전자의 통신장비를 이용하게 되는 셈이다.
삼성전자는 인도에서 통신장비 시장 입지를 더 공고화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인도의 무선 가입자 수만 약 11억7000만 명에 달하는데, 이는 중국에 이어 세계 2위 규모다. 2016년에는 삼성전자가 인도 최초의 4G LTE 전국망을 구축하기도 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인도는 대규모의 가입자 수와 폭발적인 무선 데이터 사용량으로 혁신적인 기술력이 요구되는 도전적인 시장”이라며 “삼성전자는 압도적인 제품 우수성을 바탕으로 인도가 2G에서 4G로 전환하는데 기여했고, 향후 새로운 5G 시대의 새 지평을 열어가는데 적극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