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흑연 수출통제 임박…실리콘 음극재 개발 ‘속도’

입력 2023-11-16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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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시흥 내 실리콘 음극재 대규모 양산을 위한 시설 확장 공사 장면 (사진제공=대주전자재료)
▲경기도 시흥 내 실리콘 음극재 대규모 양산을 위한 시설 확장 공사 장면 (사진제공=대주전자재료)

국내 배터리 업계가 중국산 흑연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대안으로 실리콘 음극재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중국의 흑연 수출 허가제 시행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흑연은 배터리 음극재 핵심 원료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상무부는 지난달 20일 고순도·고강도·고밀도 인조흑연 재료를 비롯해 구상흑연·팽창흑연 등 천연 인상흑연 제품 등에 대한 수출 통제를 내달 1일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통제 대상 흑연을 수출하기 위해선 중국 정부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국내 배터리 기업들은 흑연 대부분을 중국에서 수입한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올해 1~9월 한국의 중국산 천연 흑연 수입 의존도는 97.7%, 인조 흑연은 94.3% 수준이다.

중국의 수출 통제 조치는 미국의 대중국 기술통제 정책인 디리스킹(위험 제거)을 겨냥한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업계는 흑연을 대체할 실리콘 음극재에 주목하고 있다. 실리콘 음극재는 기존 흑연계 음극재보다 에너지밀도가 10배 가량 높아 전기차 주행 거리는 늘리고 충전 속도는 단축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실리콘 음극재 시장은 2021년 약 3조 원에서 2026년 9조 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14일 대주전자재료는 내년 1분기부터 SK온에 실리콘 음극재를 공급한다고 밝혔다. 양사는 지난해 초 공동개발협약(JDA)을 체결하고 SK온의 배터리 시스템에 적합한 실리콘 재료를 개발해 왔다. 대주전자재료의 실리콘 음극재는 북미 시장에 출시되는 전기차용 배터리 셀에 사용된다.

SKC도 사업재편을 통해 실리콘 음극재를 미래 먹거리로 낙점했다. 올해 7월 자회사 얼티머스를 설립했고, 작년 1월 영국 넥세온에 8000만 달러(약 1044억 원)를 투자했다. 이달 초 열린 ‘테크 데이’에서는 내년 1월 시범 생산 계획을 공개했다.

SK머티리얼즈는 미국 배터리 소재기업 그룹14와 손잡고 실리콘 음극재 사업에 진출했다. 올해 4월 경북 상주에 연간 2000톤(t) 규모 실리콘 음극재 공장을 완공하고, 연내 양산에 들어간다.

포스코그룹은 지난해 인수한 테라테크노스의 사명을 포스코실리콘솔루션으로 바꾸고, 경북 포항에 연산 5000톤(t) 규모 실리콘 음극재 생산시설 건설에 착수했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도 실리콘 음극재 기술을 보유한 프랑스 기업 엔와이어즈에 79억 원을 투자했다.

김현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에너지 밀도를 높이기 위한 하이니켈 양극재 용량은 한계에 이르렀다”며 “테슬라, LG에너지솔루션 등이 주행거리 향상과 충전시간 단축을 위해 실리콘 음극재를 차세대 배터리 소재로 검토하는 만큼 시장이 본격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실리콘 음극재는 충전 시 팽창 현상으로 인한 문제를 안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실리콘 음극재의 팽창 문제를 어떻게 빨리 개선하는 지가 시장 주도권을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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