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조선왕조실록박물관으로 재탄생한 '오대산사고'…12일 개관

입력 2023-11-09 09:00 수정 2023-11-09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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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조선왕조실록박물관 전경 (문화재청)
▲국립조선왕조실록박물관 전경 (문화재청)

선조 시절 건립된 오대산사고가 국립조선왕조실록박물관(이하 실록박물관)으로 재탄생했다. 방문객들은 이곳에서 조선왕조실록ㆍ의궤 등 관련 유물 1200여 점을 만나볼 수 있다.

9일 문화재청은 "실록박물관 개관으로 우리나라 기록유산인 오대산사고본 등 조선왕조실록ㆍ의궤와 관련 유물을 효과적으로 보존하게 됐다"며 "연구ㆍ전시ㆍ교육 등을 통해 그 가치를 확산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고(史庫)란 국가의 주요 서적을 보관하는 장소를 말한다. 서울에 있는 것을 내사고(內史庫), 지방에 있는 것을 외사고(外史庫)라 칭했다. 오대산사고는 강원권을 대표하는 사고로 1606년(선조 39년) 평창군 진부면 오대산 월정사 북쪽에 설립됐다.

오대산사고에 보관 중이던 조선왕조실록ㆍ의궤는 당대 기록유산의 정수를 보여주는 문화유산이다. 일제강점기인 1913년 실록 전량과 의궤 일부가 일본으로 반출되는 시련을 겪었다. 이후 민간과 불교계, 정부의 노력으로 2006년과 2017년에 실록이, 2011년에 의궤가 각각 국내로 환수됐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현재 오대산사고본 실록은 75책, 환수된 의궤는 82책이 전해진다"고 설명했다.

실록과 의궤는 국내로 환수된 이후 줄곧 서울 종로구에 있는 국립고궁박물관에 소장됐다. 지역민의 오랜 염원 끝에 12일 개관하는 실록박물관에서 유물들을 소장ㆍ관리하게 됐다.

실록박물관 건물은 기존 월정사 성보박물관에서 운영했던 왕조ㆍ실록의궤박물관을 새로 단장한 공간으로 총면적은 3,537㎡이며 지상 2층 규모다.

실록박물관은 △실록ㆍ의궤 체계적 보존 및 관리 △실록ㆍ의궤 통합 연구 △전시 및 교육 프로그램을 통한 세계기록유산 가치 확산 △지역 문화향유 중심 형성 등의 기능을 수행할 예정이다.

조선왕조실록·의궤 역사, 상설전시로 만난다

12일 개관하는 실록박물관은 실록과 의궤 원본을 상시로 직접 볼 수 있는 유일한 곳이다. 실록박물관은 유물 1207점을 보존하고 전시하는 수장고와 상설전시실, 기획전시실, 실감형 영상관 등 다양한 공간들로 구성됐다.

가장 먼저 개관하는 상설전시실은 총 3부로 구성됐다. 1부 '깊은 산속에 품은 조선왕조의 역사, 오대산사고'에서는 조선왕실의 기록물 생산과 보관, 외사고의 역사, 오대산사고의 입지와 운영에 관한 내용을 알 수 있다.

2부 '조선왕조실록, 역사를 지키다'에서는 태조부터 철종대까지의 472년간의 기록인 실록의 편찬과정을 오대산사고본 '성종실록', '중종실록', '선조실록', '효종실록'과 함께 살펴볼 수 있다.

3부 '조선왕조의궤, 왕조의 모범을 보이다'는 조선왕조의 행사 보고서인 조선왕조의궤의 편찬과 분상에 대한 전반적인 내용을 소개하는 전시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이번 실록박물관의 개관을 통해 우리나라의 기록유산 및 환수문화유산에 대한 국민의 관심이 고취되길 기대한다"며 "앞으로 다양한 전시 및 국제교류 프로그램을 기획해 많은 국민이 박물관을 찾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실록박물관이 여러 곳에 나눠 소장된 실록과 의궤의 통합 연구기관이자 지역의 문화향유 중심지가 될 수 있도록 만든다는 게 문화재청의 계획이다.

한편 개관식 하루 전인 10일에는 실록과 의궤를 오대산으로 옮기는 이운행렬 재연행사와 축하 공연이 있을 예정이다.

개관식이 열리는 11일에는 고유제 등 풍성한 행사가 펼쳐진다. 개관일인 12일에는 실록박물관을 방문하는 관람객 100명에게 선착순으로 소정의 기념품도 증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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