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들이 최근 공매도 전면금지로 주가가 급등한 이차전지 대장주 에코프로와 에코프로비엠의 목표가를 내리며 경계에 나섰다. 금리상승과 업황 둔화로 실적이 성장성이 둔화할 수 있다는 우려 탓이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닥 시가총액 1, 2위인 에코프로비엠과 에코프로는 전 거래일 대비 각각 6.68%, 8.85% 하락하며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에코프로주들의 변동성이 커지는 가운데, 증권가는 목표주가를 낮추며 주가 과열을 경계하고 있다. 이날 하나증권은 지주사 에코프로의 목표주가를 55만 원에서 42만 원으로 24% 하향하고, 투자의견 ‘매도’를 유지했다. 하나증권은 자회사들의 가치를 합산한 에코프로의 가치를 10조9000억 원으로 봤다.
김현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현 시총 22조9000억 원(7일 기준)과의 격차를 감안하면 현 주가는 사실상 밸류에이션 공백 상태”라며 “이러한 밸류에이션 변수의 공백은 극심한 주가 변동성을 야기한다”고 지적했다.
에코프로비엠에 대해서도 이날 8개 증권사가 목표가를 평균 22% 하향조정했다. KB증권(50만 원 → 35만 원), 이베스트투자증권(47만 원 → 33만 원), 신영증권(45만 원 → 37만 원), 하나증권(44만6000원 → 33만7000원), 키움증권(44만5000원 → 34만 원), NH투자증권(41만 원 → 35만 원) 등 대부분 증권사가 목표주가를 30만 원대로 내렸다. 메리츠증권(36만 원 →29만 원)과 다올투자증권(31만 원 → 25만 원)은 20만 원대 목표주가를 제시했다.
외국계 증권사들은 더 비관적이다. 골드만삭스(12만 원)와 UBS(12만6000원)를 비롯해 모간스탠리(22만 원), 맥쿼리(21만 원), JP모건(22만 원), 크레디트스위스(23만 원) 등은 국내 증권사보다 낮은 목표가를 제시하고 있다.
증권사들은 금리 상승에 따른 가중평균자본비용(WACC) 상승, 리튬가격 하락에 따른 양극재 평균판매가격(ASP) 전망 하향, 전방 시장 성장세 둔화 등을 주가 할인 요인으로 꼽고 있다.
안회수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2024년은 기존 고객사 수요 및 전방산업 분위기를 투명하게 반영할 수밖에 없기에 단기적 실적 성장 모멘텀이 부족하다”고 분석했다. 권준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최근 이차전지 업종 내 불거지는 전동화 속도조절, 메탈 가격 하락 이슈 등으로 단기적인 실적 불확실성이 확대될 것으로 판단된다”고 했다.
에코프로그룹주에 대한 고평가 분위기가 나오면서 이날부터 일반 청약에 들어간 에코프로머티리얼즈의 성적도 주목된다.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공모가를 희망밴드(3만6200원~4만4000원) 최하단인 3만6200원으로 확정했다. 공매도 전면금지로 이차전지주들의 변동성이 커진 점도 부담요인이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공매도 금지로 주가 방향성을 가늠하고 대응하는 것이 어려워졌다”며 “공매도 금지 결정을 둘러싼 논란은 매크로 상황과는 별개로 이차전지 등 주요 업종들의 주가 및 수급 변동성을 확대시킬 전망”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