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교육 전문 강사가 없어요…인재 양성 서둘러야[금융 문맹률 낮추자③]

입력 2023-11-02 05:00 수정 2023-11-03 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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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2023-11-01 18:11)에 Channel5를 통해 소개 되었습니다.

공교육 경제·금융 수업 제한적
실생활 필요한 강의·교재 필요
금융 전문강사 양성 서두르고
강사제도 진입장벽도 더 낮춰야

‘금융문맹(financial illiteracy)’. 금융에 대한 지식이 거의 없는 사람을 글자를 모르는 문맹에 빗댄 말이다. 2023년 현재 국내 금융 소비자 대다수는 금융문맹 상태다. 금융 지식이 생존의 필수 요소라는 것은 십수 년 전부터 수없이 강조돼 왔다. 저축은행 후순위 사태, 신용카드 대란, 라임 펀드 등 대규모 소비자 피해로 필요성을 직접 체험했다. 하지만 금융에 대한 기초 지식조차 없거나 수준이 낮은 ‘돈맹(돈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함) ’ 상태는 여전히 세대 이전되고 있다. 이들이 자칫 신용불량자로 전락할 경우 국가 경제에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본지는 한국 금융교육의 실태와 문제점을 짚고 금융당국과 금융기관의 노력을 소개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기획 시리즈를 싣는다.

(그래픽=신미영 기자 win8226@)
(그래픽=신미영 기자 win8226@)

환율, 금리, 주식 등 일상생활에서 흔히 쓰이는 경제상식을 모르는 학생들이 태반이다. 이들이 커서 성인이 되도 ‘돈’에 관심이 있는 사람 말고는 제대로 알지 못한 채 사회에 진출하고 경제 개념없이 생활을 한다. 앞서 지적했듯 초·중·고 등 공교육에 경제·금융 교육 의무화가 되지 않은 영향이 가장 크다. 또 다른 요인으로 금융 교육 전문강사가 부족하다는 점이 꼽힌다. 일선 학교 교사로는 ‘수박 겉핥기’식 이론 교육에 그칠 수 밖에 없어서다. 학교 금융교육 활성화를 위한 움직임이 발 빠르게 추진되는 가운데, 금융 전문강사 양성을 서둘러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투자협회 산하 전국투자자교육협의회는 학교 금융교육 활성화를 위해 현직교사들과의 협의체인 학교 금융교육 발전협의회를 구성했다.

협의회는 지난달 18일 첫 회의를 열고 분기별 1회씩 투교협의 학교 금융교육 지원과 관련한 주요 안건에 대해 협의를 진행하기로 했다. 협의회에는 초등학교 교사 3명, 중학교 교사 2명, 고등학교 교사 2명 등이 포함돼 있다. 이들은 단순히 이론 중심의 금융 교육이 아닌 실생활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강의와 교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결국, 전문성을 가진 강사와 이들이 활용할 콘텐츠가 필수적이라는 얘기다. 그동안 학교 내 금융교육은 기존 교사들이 진행하는 형태다 보니 전문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있었다.

금융감독원은 2015년부터 ‘금융교육 전문강사 인증 제도’를 통해 양질의 금융교육이 제공될 수 있도록 우수한 금융교육 전문강사를 발굴하고 있다. 하지만 금융공교육 확대를 위해서는 지금 인력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매년 양성되는 전문강사 인력이 100여 명 수준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현재 금감원은 강사양성 연수를 실시해 수료한 경우 금융교육 전문강사로 인증서를 수여한다. 연수 기간 금융지식 및 교안 작성, 강의 스킬, 모의 강의 등을 통해 총 30시간의 연수를 수료한 후 필기시험(금융교육 전문강사 양성연수 내용 및 금융상식 문제) 40점, 강의평가(전문강사 심사단이 강의 시연 평가) 60점을 만점으로 평가해 80점 이상을 받으면 된다.

금융교육 전문강사로 인정되면 명함 등에 금융교육 전문강사임을 표기할 수 있다. 인증기간은 3년으로 한 번 인증을 받으면 2년간 활동할 수 있다.

문제는 해당 인증을 받을 수 있는 대상이다. 애초 금융기관(은행·보험·증권사)에서 10년 이상 근무자 또는 일선 학교 교사로 10년 이상 근무 경력자여야 가능했다. 이를 금융유관기관과 금융사 경력 합산해 10년 이상으로 완화했다.

일선 학교에서 금융교육이 더 전문적으로 이뤄지기 위해서는 더 많은 전문강사가 포진해야 하고 그만큼 진입장벽을 더 낮춰야 한다는 요구도 나온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연간 연수인원을 100명에서 150명으로 늘려 선발하는 등 전문성을 갖춘 교육강사 확보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앞으로 일선 학교에 대한 전문강사 인력 지원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정부기관에만 맡기는 것도 한계가 있는 만큼 전문성을 지닌 금융회사에서 협업을 통해 금융교육 전문강사 양성을 고민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많은 금융회사에서 전문 아카데미를 설립하고 운영하고 있는데 이를 활용해 금융교육 전문강사 양성을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훌륭한 전문강사를 다수 확보해야 금융공교육 확대뿐 아니라 실버세대에 대한 금융교육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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