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암 신약 ‘리보세라닙’의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절차에 들어간 HLB가 간암 치료제를 이을 후속 임상을 구체화했다.
30일 본지 취재에 따르면 HLB는 이달 20일부터 24일(현지시간)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유럽종양학회(ESMO 2023)에서 미국 자회사 엘레바(Elevar Therapeutics), 중국 파트너사 항서제약과 절제 가능한 간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간암 수술 전 보조요법(neoadjuvant in HCC)’으로 임상을 확대하는 전략과 향후 일정을 논의했다.
이는 HLB가 권리를 보유한 ‘리보세라닙+캄렐리주맙’ 병용요법이 간암 1차 치료제로 FDA 허가를 받을 것이란 자신감을 반영한 결정으로 풀이된다. 간암 분야에서 추가로 후속 임상을 진행하면 다시 한번 임상 성공을 끌어낼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 것이다.
특히 FDA 허가를 획득하면 앞서 완료한 간암 1차 치료제 임상의 다양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임상 1·2상을 생략하고 곧바로 간암 수술 전 보조요법의 글로벌 임상 3상에 직행할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리보세라닙은 지난달 FDA 현장 실사를 완료했으며, 허가 여부는 내년 5월 판가름난다. 이에 따라 이르면 같은 해 간암 수술 전 보조요법의 글로벌 3상에 진입할 것이란 기대도 나온다.
정세호 엘레바 대표는 “항서제약은 중국에서 수술 전 환자를 대상으로 리보세라닙과 캄렐리주맙 병용 임상 2상을 진행하고 있어, 이 분야에서 이미 폭넓은 데이터를 확보했다”라면서 “다른 암종과 달리 간암 치료에서는 아직 허가된 치료제로 수술 전 보조요법 임상을 진행하는 사례가 없어 우리 약물이 혁신신약(First-in-Class)으로 빠르게 시장을 선점할 수 있다는 점이 이 분야를 최우선으로 검토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면역항암제를 수술하기 전에 사용해 완전관해(CR) 가능성을 높이는 수술 전 보조요법이나 수술 후에 암의 재발 우려를 낮추는 수술 후 보조요법(adjuvant)은 효능을 입증한 연구 결과가 이어지면서 최근 암 치료에서 주목받는 분야다. 간암에서는 아직 보편화하지 않은 상태로, ‘아바스틴+티쎈트릭’만 수술 후 보조요법으로 임상 3상을 완료했다. 현재 항서제약이 리보세라닙과 캄렐리주맙 병용으로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
HLB는 수술 전 보조요법의 글로벌 임상을 추진하는 한편, 항서제약의 수술 후 보조요법 임상 3상이 완료되는 대로 해당 데이터를 공유해 살펴볼 계획이다. 한용해 HLB그룹 CTO는 “내부 판단에 따라 결과가 고무적이면 수술 전 보조요법과 함께 수술 후 보조요법까지 적응증을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번 ESMO에서는 리보세라닙 병용요법의 간암 분야 치료 효능 데이터가 발표돼 추가 적응증 확대에 힘이 실렸다. 간암 치료제 ‘렌비마’를 개발한 일본 에자이의 의뢰로 간암 1차 치료제 경쟁약물의 효능을 비교·분석한 연구에서 리보세라닙+캄렐리주맙이 가장 긴 환자생존기간(OS)와 무진행생존기간(PFS)를 도출해 뛰어난 효능을 확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