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셀바이오가 세계 최초 반려견 항암제로 반전을 노린다. 적자를 끊고, 반려견 항암제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계획이다.
26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박셀바이오는 최근 농림축산검역본부에 반려견 면역항암제 ‘박스루킨-15’ 품목 허가를 신청했다. 이 치료제는 사람 유전체가 아닌 반려동물 유전체 기반 반려동물 전용 항암제다.
박셀바이오에 따르면 동물 유전체를 기반으로 하는 치료제는 있지만, 개 유전체 기반의 면역계를 활성화하는 면역항암제는 처음이다.
박셀바이오는 수도권 29개, 광주‧전남 13개 등 전국적으로 42개 동물병원에서 유선종양과 림프종 각각 60마리씩 총 120마리의 반려견을 대상으로 임상을 진행했다. 이중 반려견 암 발병률이 높은 유선종양에 대한 임상을 완료해 품목허가를 신청했다. 림프종 임상도 마무리 하는대로 품목허가 확대를 신청할 계획이다.
박셀바이오는 정상 반려견을 대상으로 한 전임상 시험에서 암세포를 살상하는 NK세포와 T세포가 활성화되고 증식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종양 바이오마커 TK1, VEGF 측정에서는 박스루킨-15 투여 후 종양 바이오마커 농도가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 반면 혈액학 또는 혈액화학적 이상이나 전해질 불균형은 유발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세계수의사회(WVA)에 따르면 반려견 4마리 중 1마리는 암으로 고통받고 있다. 10살이 넘은 반려견은 절반 이상이 암환견으로 추정된다. 국내 반려견도 473만 마리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세계적으로 시판 중인 반려동물 항암제는 인체용으로 개발된 것이기 때문에 동물에 사용 시 치료 효과가 낮고 부작용 우려가 있다.
박셀바이오는 박스루킨-15 출시로 반려견 항암제 시장을 선점하고 매출 발생 원년으로 삼는다는 계획이다. 이제중 박셀바이오 대표는 지난달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2024년에는 반려견 면역항암제와 보조제 판매로 매출을 발생시킬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매출을 올려야 하는 이유는 또 있다. 관리종목으로 지정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거래소는 유동성을 갖추지 못하거나, 영업실적 악화 등의 이유로 부실이 심화된 기업을 관리종목으로 지정하는데, 2020년 상장한 박셀바이오는 매출이 전무하다.
영업손실은 2020년 42억 원, 2021년 59억 원 2022년 82억 원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최근 1006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한 이유다. 현재 상황이 지속되면 기술특례로 상장한 박셀바이오는 관리종목으로 지정될 수 있다. 기술특례상장 기업은 상장 5년 이내 매출이 30억 원 미만이거나 4년 연속 매출이 발생하지 않으면 관리종목으로 지정된다.
앞서 박스루킨-15 품목허가 신청을 앞두고 반려동물헬스케어 본부를 신설해 반려동물 의료 시장 진입을 준비해 왔다. 현재 박스루킨-15 대량 생산시설 구축 및 점검하고 있고, 품목허가 시 전국 동물병원을 통해 판매할 예정이다. 이외에도 반려견 면역기능 보조제를 생산해 11월 출시할 예정이다.
박셀바이오 관계자는 “품목허가 시점과 보조제의 판매 경로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정확한 매출을 산정하기는 어렵지만, 두 치료제와 보조제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