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장(콩팥)은 우리 몸 등쪽 척추 양쪽 체벽에 위치하다. 일반적으로 체중의 0.5%(신장 1개의 무게 평균 150g)에 불과 하지만 노폐물을 여과하고 소변으로 배출하는 기능을 담당한다. 이외에도 콩팥은 혈압을 조절하는 호르몬을 방출하며 체내 항상성을 유지해 주고 조혈 작용을 돕는다. 또 비타민D를 활성화해 칼슘의 재흡수에도 관여하는 중요한 기관이다.
중요한 기능을 하는 신장이 다양한 원인으로 3개월 이상 손상을 입을 경우 만성콩팥병(만성신부전증)이 발생할 수 있다. 만성콩팥병은 사구체여과율에 따라 1기에서 5기로 나뉜다. 콩팥 기능을 잃게 되는 말기 신부전(만성콩팥병의 5단계)으로 진행되면, 투석(透析) 치료 혹은 콩팥이식 등 신(腎) 대체 요법을 받아야 한다.
만성콩팥병은 다양한 원인에 의해 신장에 병변이 발생해 사구체 여과율(혈액여과기능)이 감소되는 질환이다. 김지은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신장내과 교수는 “만성콩팥병은 초기 증상이 거의 없어 조기 발견이 어렵고, 보통 만성콩팥병을 인지하고 병원에 방문했을 때는 콩팥 기능이 30% 이하로 떨어진 상태일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국내 만성콩팥병 환자 수는 최근 5년(2017년~2121년) 약 36% 가량 늘었다. 또 같은 기간 만성콩팥병에 의한 요양급여비용총액(외래·입원 진료비)은 약 5200억 원 가량 증가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국민관심질병통계에 따르면 만성신부전증 진료 인원은 2017년 20만3978명에서 2018년 22만6877명, 2019년 24만9283명, 2020년 25만9116명, 2021년 27만7252명으로 5년 새 36%가량 증가했다. 또 만성신부전증 환자의 요양급여비용은 2017년 1조7084억 원에서, 2021년 2조2330억 원으로 대폭 상승했다.
만성콩팥병의 증가 원인으로는 고혈압, 당뇨, 비만 등 만성질환 환자 수 증가와 고령화로 인한 콩팥기능 저하 등으로 나눌 수 있다.
만성콩팥병은 초기 증상이 거의 없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거의 모든 장기에서 다양한 증상들이 나타난다. 만성 피로·감각 장애, 신경계 증상, 고혈압·동맥경화와 같은 심혈관계 증상을 비롯해 폐부종, 식욕 감퇴, 구토 등이 나타날 수 있다. 또 장기간 수면 중 소변횟수 증가, 단백뇨, 혈뇨 등 소변에 있어 변화가 생겼다면 만성콩팥병을 의심하고, 하루빨리 전문의의 진료를 보는 것이 좋다.
김지은 교수는 “만성콩팥병 진단을 받았다면 원인 질환 치료와 저염·저단백 식사와 같은 식단 관리 등 콩팥 기능 소실을 늦추기 위한 노력을 해야한다”고 당부했다.
만성콩팥병 진달을 위해서는 혈액검사, 소변검사 등 관련 검사들이 진행된다. 특히 사구체여과율(eGFR), 혈청크레아티닌, 요단백, 신장초음파 등 다양한 검사를 통해 만성콩팥병을 진단한다. 보통 사구체여과율에 따라서 만성콩팥병 1기에서 5기로 나누는데 기수에 따른 신장기능(사구체여과율)과 치료법은 아래와 같다.
만성콩팥병 1~2단계의 경우 원인질환(당뇨, 고혈압, 비만 등)을 집중적으로 치료하며 3단계부터는 콩팥 기능 소실을 최대한 늦추는 것을 목표로 약물치료를 진행한다. 약물치료와 더불어 저염·저단백과 같은 식단조절을 해야 한다.
현재까지 한번 나빠진 신장을 다시 건강하게 만드는 방법은 없다. 따라서 만성콩팥병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당뇨, 고혈압, 비만 등 만성질환 관리가 중요하다.
만성콩팥병과 관련된 위험인자를 지속적으로 관리할 경우 투석을 늦출 가능성이 3배씩 증가한다고 한다. 반대로 위험인자를 관리하지 못할 경우 투석을 받아야 확률이 3배가 증가하게 된다. 그만큼 위험인자 관리는 필수다.
김지은 교수는 “만성콩팥병 사전 예방을 위해서 적절한 식이·운동·약물요법을 철저히 해 만성질환 발생을 예방하고, 정기적인 소변 검사와 혈액 검사를 통해 만성콩팥병과 관련된 질환 또는 합병증을 관리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이어 김 교수는 “혈압, 혈당, 콜레스테롤의 경우 꾸준한 운동과 체중조절 그리고 기존에 복용하고 있는 약이 있다면 빼놓지 말고 먹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