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휴 해외여행·소비 감소 원인
유통채널 1위인 이마트의 실적 부진이 길어지자, 한채양 신임 대표의 어깨가 무거워지고 있다. 취임 후 첫 성적표인 3분기 실적에 먹구름이 드리우면서 실적 반등의 기회를 마련해야 하는 책임이 막중해졌기 때문이다.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마트의 7~9월 잠정 별도기준 총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2% 감소한 4조4385억원을 기록했다. 사업부별 매출을 보면 할인점(이마트)는 마이너스 신장한 반면 트레이더스와 전문점(노브랜드)는 소폭 매출과 영업이익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9월 추석 황금연휴 기간의 내국인 해외여행이 많이 증가하며 국내 유통채널 소비가 감소한 게 실적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증권가의 하반기 전망도 어둡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3분기 연결기준 이마트의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19.5% 감소한 811억 원, 순매출액은 전년 대비 1.7% 증가한 7조8393억 원으로 추정된다. 주요 자회사 부진이 실적 하락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문제는 이마트가 4분기에도 업황 회복을 뚜렷하게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점이다. 이마트는 올해 상반기까지 연결기준 총매출액이 8조489억 원, 영업이익 385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각각 1.6%, 46%가 감소한 수치다. 주력 사업인 할인점 사업의 영업손실은 22억 원으로 전년 대비 전자 전환하며 깊은 부진에 빠진 상태다.
남성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할인점 기저가 높고 고정비 증가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영업권 손상차손 발생 가능성으로 이익 감소는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렇다 보니 9월 새로 취임한 한 대표의 어깨가 무거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특히 3분기 실적은 이마트가 실적 악화 속 대표이사를 교체하는 승부를 띄운 뒤 '첫 성적표'다
신세계는 9월 예년보다 이른 정기 임원인사를 통해 핵심 계열사인 이마트의 부진을 끊고 재도약을 책임질 구원투수로 한채양 조선호텔앤리조트 대표를 낙점했다. 한 대표는 2001년 신세계그룹 과장으로 입사해 신세계에서만 22년 몸담은 인물로, 그룹 내에서는 ‘재무·기획통’으로 통한다.
주목할 점은 이마트와 기업형 슈퍼마켓(SSM) '에브리데이', 편의점 '이마트24' 등 오프라인 유통 사업군을 하나의 대표 체제로 전환했다는 것이다. 각기 다른 유통 업태의 통합 운영을 통해 시너지를 창출하고 수익성을 극대화한다는 전략이다.
이에 한 대표는 주력 계열사인 이마트의 실적뿐 아니라 겸직하고 있는 계열사를 포함한 연결실적을 개선해야 하는 과제까지 떠안게 됐다.
호텔부문에서 경영 실력을 닦은 한 대표가 오프라인 채널간 시너지를 어떻게 낼지도 최대 관심사다. 대형마트와 SSM, 그리고 편의점은 각각 겨냥하는 고객과 제공하는 상품군에서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이마트가 오프라인 수장을 통합했다는 점에서 향후 비효율 점포 등을 중심으로 구조조정을 단행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앞서 롯데쇼핑도 마트와 슈퍼 통합 작업을 진행하면서 비효율 점포를 줄이고 리뉴얼을 단행하는 혹독한 구조조정에 나섰던 만큼 이마트도 고강도 체질개선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