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랄 인증’ 말레이시아 공장 전초기지로
중국과 미국을 중심으로 해외 판로를 확장하고 있는 SPC그룹 파리바게뜨가 이번엔 2조 달러(한화 약 2709조 원) 규모 할랄 푸드(이슬람교도 식품) 시장을 공략한다. 말레이시아 조호르바루에 건설 중인 할랄 인증 공장을 중동 시장 진출을 위한 전초 기지로 삼을 예정이다.
SPC그룹은 22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페어몬트 호텔에서 현지 기업인 갈라다리 브라더스 그룹(Galadari Brothers Group)과 ‘파리바게뜨 중동 진출을 위한 조인트 벤처 파트너십 업무 협약(MOU)’을 체결했다.
파리바게뜨는 이번 협약을 계기로 내년 갈라다리 브라더스 그룹과 조인트 벤처를 설립하고, 2033년까지 중동과 아프리카 12개국에 매장을 낼 계획이다. 진출 예정 주요 국가는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카타르, 쿠웨이트, 바레인이다.
중동 진출에는 말레이시아 조호르바루 할랄 인증 공장이 중심에 선다. 지난해 6월 착공한 이 공장은 1만2900㎡ 규모로 내년 6월 준공 예정이다. 할랄 인증 공장인 만큼 이슬람 금기 식품인 돼지고기 등은 사용하지 않으며 빵과 케이크, 소스류 등 100여 개 품목을 생산할 수 있다.
국내 베이커리 시장이 포화 상태인 가운데 파리바게뜨는 해외 진출을 통해 돌파구를 찾아 왔다. 회사에 따르면 파리바게뜨 해외 매장 수는 2018년 400개에서 2023년 500개로 5년 새 100개 늘었다.
주요 국가는 중국과 미국이다. 이날 기준 중국은 상하이와 베이징, 시안 등에 305개 매장이, 미국은 뉴욕, 펜실베이니아 등에 145개 매장이 있다. 이 밖에 싱가포르와 베트남에도 각각 16개, 10개 매장이 있다. 파리바게뜨 지난해 해외 매출은 6000억 원 이상이다.
회사는 중국과 미국 외 또 다른 거대 시장인 중동 또한 수년 전부터 진출을 준비해 왔다고 설명했다. 실제 할랄 전체 식품 시장 규모는 2조 달러에 이르러, 잠재력이 크다고 평가 받는다.
SPC 관계자는 “중동 지역 국가에서 현지 입맛에 맞춘 다양한 제품을 폭넓게 개발해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허진수 SPC그룹 사장은 “할랄 시장은 파리바게뜨의 글로벌 사업에 있어 전략적 중요성이 큰 시장”이라며 “갈라다리 브라더스 그룹과 긴밀한 협력과 과감한 투자를 통해 글로벌 사업 확대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