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정비 사업 조합 해산과 청산에 대해 일제 조사를 진행하고 조합원들의 피해를 막기 위해 준공에 따른 고시 완료 후에도 장기간 해산 또는 청산을 하지 않은 조합들에 대해 수사 의뢰와 조합설립 인가 취소 등의 조치를 내렸다.
23일 서울시는 7~9월 두 달간 올해 상반기 정비 사업 조합 해산·청산 일제 조사를 실시하고 주민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한 행정 조치에 나섰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 결과 해산된 조합의 대표 청산인의 보수는 평균 연봉 4800만 원으로, 최고 연봉 1억 원에 이르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조례 개정 등 제도 개선을 통해 올해 상반기 해산 완결된 조합은 12개 소, 청산 종결된 조합은 25개다. 이는 복잡하고 난해한 조합 운영의 특성과 각종 문제가 일시에 해소되기 어려운 구조 등을 고려했을 때 상당히 유의미한 성과라는 게 서울시 측의 평가다.
서울시는 해산 또는 청산의 지연 원인을 유형별로 분석해 그 책임이 조합장이나 청산인에게 있다고 판단될 때는 수사 의뢰, 조합설립 인가 취소 등 강력한 법적 조치를 통해 지연 조합을 단계적으로 줄여나갈 방침이다.
정비 사업 준공에 따른 이전 고시 완료에도 불구하고 아직 해산·청산하지 않은 조합은 총 167개소로 파악됐다. 주요 지연 사유는 △소송 진행(79개소) △시공사와의 분쟁(6개소) △조합장 또는 청산인의 소재 불명(42개소) △채권·채무 관계(4개소) △잔존 업무 처리 등 정상 추진 중(36개소) 등 이다.
서울시는 청산 과정에서 정기적인 정보 공개 의무 및 관련 자료 보관 의무를 위반한 의혹이 있는 청산인 22명에 대해서는 벌칙 규정에 따라 수사를 의뢰했다. 정당한 사유 없이 이전 고시 1년 이내에 해산 총회 의결을 하지 않은 조합 8개소에 대해서는 법령에 따라 조합설립 인가를 취소하도록 자치구에 요청했다.
이 밖에 사안에 따라 구청장이 전문조합관리인을 선임하거나, 그 의무를 현저히 위반했다고 판단되는 청산인의 경우 민사적 절차에 의한 해임 청구 등을 검토하도록 권고했다.
아울러 서울시는 9~10월에 걸쳐 외부 전문가가 포함된 시·구 합동 점검단을 구성해 해산·청산 업무 관련 민원이 있는 정비 사업 조합 4개소에 대한 실태 점검을 병행하고 있다. 해산·청산 절차가 신속히 이행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관리 감독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12월 실시될 하반기 일제 조사부터는 자치구의 조합 관리 실태를 평가해 담당 공무원에게 적절한 인센티브와 패널티를 부여할 예정이라는 게 서울시 측의 설명이다.
한병용 서울시 주택정책실장은 "이번 일제 조사를 통해 정비 사업 조합의 해산과 청산 업무가 투명하고 공정하게 운영되고 지연 조합이 대폭 줄어드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