델리오 회생, 개시전 조사위원 선임…“12월 초까지 델리오 들여다본다”

입력 2023-10-17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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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회생법원, 16일 델리오 회생 관련 ‘개시전 조사위원’ 선임
회생 적정성 판단하기 위한 객관적 조사 진행…12월 1일까지
‘개시전 조사’ 의도에 대한 해석 엇갈려…회생 찬반 주장 팽팽
개시 여부, 사태 발생 6개월 지난 12월 중순께 결정 날 전망

▲델리오 관련 이미지. (출처=델리오 홈페이지)
▲델리오 관련 이미지. (출처=델리오 홈페이지)

서울회생법원이 가상자산 예치 업체 델리오의 회생에 대한 개시전 조사를 시작했다. 델리오 회생을 두고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이 엇갈리면서, 좀 더 신중한 판단을 하기 위한 결정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회생 개시 결정은 조사가 끝나는 12월 초 이후로 미뤄질 전망이다.

▲서울회생법원 제14부는 전날인 16일 안진 회계법인을 개시전 조사위원으로 선임했다. (출처=대한민국 법원 '나의 사건검색')
▲서울회생법원 제14부는 전날인 16일 안진 회계법인을 개시전 조사위원으로 선임했다. (출처=대한민국 법원 '나의 사건검색')

17일 법조계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델리오 회생 사건 맡은 서울회생법원 제14부는 전날인 16일 개시전 조사를 위한 조사위원으로 안진회계법인을 선임했다. 안진회계법인은 올해 12월 1일까지 델리오의 재무 상황 등을 조사해 회생 개시의 적정성에 대한 의견을 법원에 제출하게 된다.

당초 법조계는 델리오의 회생 개시 여부가 이달 초를 전후해 결정 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채권자가 회생을 신청한 특이 케이스인 데다, 가상자산이 연관됐고, 이해당사자들의 의견도 계속 엇갈리는 등 여러 사정으로 인해 재판부의 고심이 깊어진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개시전 조사를 진행하는 이유 역시 재판부가 델리오의 재무 상태 등 사건의 사실관계를 좀 더 객관적으로 파악하기 위함이다. 조사위원은 델리오에 대한 조사를 통해 현재의 자산가치를 장부가와 대비했을 때 회수 가능한 금액의 가치를 뜻하는 ‘청산가치’와 기업이 앞으로 지속적인 영업을 한다고 전제했을 때 가지는 가치를 뜻하는 ‘계속기업가치(존속가치)’를 산정하게 된다. 이를 토대로 회생을 개시하는 것이 채권자에 유리한지, 개시하지 않는 것이 유리한지를 따지겠다는 것이다.

▲30일 델리오가 '출금 중지 사태' 2달 반 만에 처음으로 손실 규모와 관련한 수치를 언급했다. (출처=델리오 이용자 공식 소통 카페)
▲30일 델리오가 '출금 중지 사태' 2달 반 만에 처음으로 손실 규모와 관련한 수치를 언급했다. (출처=델리오 이용자 공식 소통 카페)

다만 이번 개시전 조사를 진행하는 이유에 대한 해석 역시 회생 찬반 여부에 따라 엇갈리는 상황이다. 회생을 찬성하는 측에서는 이번 조사를 진행하는 이유가 델리오 측이 명확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앞서 델리오는 8월 30일 공지사항을 통해 예치금과 추정 손실률을 각각 약 900억 원과 30~50%라고 밝힌 바 있지만, 구체적인 정보를 공개하고 있진 않았다. 이 때문에 채권 규모를 명확하게 파악할 수 없었고, 이를 명확하게 하려고 개시전 조사가 진행되는 것이라는 해석이다.

반면 회생을 반대하는 측에서는 다수의 채권자가 회생을 반대하고 있는 상황에서 법원이 객관적 판단을 하기 위해 조사를 진행하는 것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가상자산이 얽혀 있어 채권을 특정할 수 없는 상황인 데다, 회생을 반대하는 채권자의 숫자가 많기 때문에 법원의 고심이 깊어졌다는 주장이다. 이와 관련해 델리오 측은 “회사가 지금 당장 문을 닫을 정도의 최악의 상황은 아니기 때문에 자력으로 정상화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채권자가 많다”면서 “하루 사태가 발생하고 3일 만에 형사 고소와 회생 신청이 들어가 문제를 해결할 기회를 빼앗긴 것 같다”고 말했다.

회생법원은 조사 결과를 토대로 최종적인 회생 개시 여부를 결정한다. 개시전 조사위원의 임기가 12월 1일까지인 만큼, 델리오 회생 개시 결정은 출금 중단 사태가 발생한 지 약 6개월이 지난 12월 중순은 돼야 명확한 결론이 날 전망이다. 법조계에 따르면 회생 개시가 결정될 경우, 채권을 다시 확정하고, 변제계획안을 작성해 이를 시행하는 절차가 순차적으로 진행된다. 반면 회생이 기각될 가능성도 여전히 존재하는 상황이다.

회생 신청인 측 법무대리인 법무법인 LKB 측은 회생 개시 가능성을 크게 보면서도, 기각 시 파산절차까지 염두에 둔 것으로 파악된다. LKB 관계자는 “(기각의 경우) 개별적인 민사 소송절차를 진행할 경우, 소송을 제기한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과 법적인 변제 효과가 완전히 달라지게 된다”면서 “실제적으로 회사가 협상의 권한을 갖게 될 수 있고, 소수의 고액 채권자만 협상을 한다면 채권자 일반의 이익에 반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델리오 측은 “기각이 되면 (현재 구성된) 채권단과 협의해 보상이나 향후 계획들을 진행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현재는 회생 심사 단계라서 회사가 자체 계획을 세울 순 없고, 회생에 대한 결론이 나길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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