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 체내 항암제 전달 과정 구현 ‘3차원 생체칩’ 개발

입력 2023-10-12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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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종별 항암제 효능 정밀 평가…환자 맞춤형 치료전략 수립에 활용

▲3차원 생체칩 이미지, 혈관과 암세포를 시간차 배양이 가능하고 샘플 회수 및 분석이 용이하다. (제공=분당서울대병원)
▲3차원 생체칩 이미지, 혈관과 암세포를 시간차 배양이 가능하고 샘플 회수 및 분석이 용이하다. (제공=분당서울대병원)

국내 연구진이 사람 몸속의 항암제 전달 과정을 구현할 수 있는 3차원 생체칩 개발에 성공했다. 암·혈관세포의 배양 시기와 위치 조절이 가능해 환자별 최적의 항암제 효능을 평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상철 분당서울대병원 비뇨의학과 교수와 전성윤 카이스트 기계공학과 교수 연구침은 암세포와 혈관세포를 3차원으로 공동 배양할 수 있는 상부개방형 생체칩을 개발했다고 11일 밝혔다.

생체칩은 투명한 실리콘재질로 만든 USB 크기의 작은 실험 공간이다. 세포외기질, 세포 등을 칩 내부에 배양해 실제 인체 조직과 유사한 형태와 기능을 갖도록 하는 것이다. 그동안 항암제 효능평가를 위해 2차원 생체칩이 이용되고 있었으나 혈관세포 고려 없이 암세포만 배양했고, 샘플 회수를 위해서는 칩을 파괴해야 하는 등 결과 분석에 어려움이 있었다.

이에 이상철·전성윤 교수 연구팀은 3차원 생체칩을 개발했다. 이 시스템은 혈관세포로 뒤덮인 생체칩을 이용해 약물과 영양소가 혈관을 통해 전달되는 과정을 관찰할 수 있어 체내에서 항암제가 전달되는 과정을 제대로 재현해냈다. 특히 암과 혈관세포의 배양 시작시기와 배양 위치조절도 가능하고 샘플회수와 분석이 편리한 장점을 가졌다.

연구팀은 이를 활용해 항암제 내성을 가진 암세포와 기존 암세포에 대한 항암제 효능을 분석했다. 그 결과 혈관이 항암제를 전달하는 첫 매개체로 항암제 효능을 악화시킨다는 것을 발견했다.

▲(왼쪽부터) 이상철 분당서울대병원 비뇨의학과 교수, 전성윤 카이스트 기계공학과 교수 (사진제공=분당서울대병원)
▲(왼쪽부터) 이상철 분당서울대병원 비뇨의학과 교수, 전성윤 카이스트 기계공학과 교수 (사진제공=분당서울대병원)

그동안 혈관세포는 항암제 효능을 낮추는 요인으로 주목받지 못했지만 새로운 생체칩을 이용해 항암제가 혈관을 통해 암세포로 전달되는 과정을 분석한 결과, 혈관세포가 암 조직에 도달해야 하는 항암제의 양을 감소시키고, 특히 항암제 내성을 가진 암조직에서는 혈관세포가 더욱 항암제 효능을 떨어뜨리는 것으로 확인했다.

전성윤 교수는 “이번 연구는 생체칩을 이용한 암 환경을 실제 체내 환경과 유사하게 3차원으로 구현하고 암세포와 혈관을 함께 배양하여 혈관을 통해 약물을 전달하는 과정을 관찰하고 약물의 효능을 평가할 수 있는 플랫폼을 개발했다는데 그 의의가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이상철 교수는 “그동안은 항암제 내성과 약물저항에 혈관세포의 영향에 대해 중요하게 다루어지지 않았으나, 이번 연구를 통해 항암제 효능평가에서 혈관세포의 역할에 대한 고려가 필요함이 밝혀졌다”며 “이번에 개발한 혈관이 포함된 3차원 생체칩은 암종별 항암제 효능을 더욱 정밀하게 평가할 수 있어 환자 맞춤형 치료전략을 세우는데 적극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논문인용색인(SCI) 저널인 ‘Biofabrication(바이오가공기술)’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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