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이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과 동일한 1.4%로 유지했다.
다만 내년 경제 성장률 전망치에 대해서는 중국 경기침체 심화 등을 이유로 종전 2.4%에서 2.2%로 0.2%포인트(p) 낮췄다.
IMF는 10일(현지시간) 모로코에서 '10월 세계경제전망' 발표를 통해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은 1.4%를 기록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IMF가 올해 7월 수정 발표(1.4%)와 9월 한국 연례협의(1.4%)에서 제시한 전망치와 동일한 것이다.
전망치 유지 배경에는 올해 하반기 반도체 산업을 중심으로 경기 회복세가 보일 것이란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IMF는 9월 연례협의 결과 발표를 통해 "올해 하반기에는 반도체 산업이 점진적으로 회복하면서 한국 경제 성장세가 개선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올해 한국을 포함한 세계 성장률 전망치도 종전(7월 3.0%)과 같은 3.0%를 유지했다. 올해 상반기 코로나19 종식으로 서비스 소비가 급증하고, 미국·스위스 발(發) 금융불안이 조기에 진정된 점 등이 반영된 결과다. 그 영향으로 올해 미국 성장률 전망치가 종전 1.8%에서 2.1%, 일본은 종전 1.4%에서 2.0%로 각각 0.3%p, 0.6%p 상향됐다.
다만 IMF는 내년 세계 경제 성장률에 대해선 종전 3.0%에서 2.9%로 0.1%p 낮췄다. 올해 상반기 이후 중국 경기침체가 심화되고 제조업 부문 부진이 지속되면서 성장세가 점차 둔화될 것이란 설명이다. IMF는 올해와 내년 중국 성장률을 각각 5.0%, 4.2%로 제시했다. 종전 전망치보다 0.2%p, 0.3%p 낮춘 것이다. 그 여파로 내년 한국 성장률 전망치도 종전 2.4%에서 2.2%로 낮아졌다.
올해와 내년 글로벌 물가상승률 전망에 대해서는 종전보다 각각 0.1%p, 0.7%p 상승한 6.9%, 5.8%를 제시했다.
IMF는 "물가 상승률이 고금리 기조, 국제 원자재 가격 하락에 따라 안정세를 보이고 있으나 높은 근원물가(식료품ㆍ에너지 제외)로 인해 물가안정 목표(2%) 달성에는 상당시간이 소요될 것"이라며 "2025년에는 대부분 국가에서 물가안정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IMF는 고물가 기조가 지속되고 있는 만큼 섣부른 통화정책 완화를 지양하고, 물가상승률 하락세가 명확해질 때까지 긴축기조(기준금리 인상 등)를 유지해야 한다고 각국에 조언했다.
이번 보고서에서 IMF는 우리나라와 관련해 별도의 조언을 내놓지는 않았다. 다만 앞서 9월 한국 정부와의 연례협의에서 민간부채에 대한 우려를 내놓은 바 있다. IMF 협의단은 연례협의를 마친 뒤 "높은 민간 부채를 점진적으로 감소시키기 위한 꾸준한 노력이 필요하다"며 "통화정책금리를 당분간 중립금리 이상으로 유지하는 등 현재의 긴축 통화기조를 유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중기 성장을 활성화하고 인구 고령화 등 도전요인에 대응하기 위해 구조 개혁 노력에 집중해야 한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