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비드 스튜어트 “한국은 중요한 시장”
“전 세계에 딱 71병만 있는 ‘발베니 60년’, 3억3000만 원 가격에도 한국에 들여온 2병은 이미 완판됐어요.”
6일 서울 압구정로데오 앤드트리메타에 마련된 ‘발베니 헤리티지 전시’에서 가장 눈에 띈 것은 이번 행사에서 처음 선보이는 주인공 ‘발베니 60년’이었다. 60년 숙성한 갈색 위스키가 가득 담겼는데 외부 패키징을 유리와 금 ,황동으로 제작해 마치 한 편의 예술작품을 보는 듯했다.
이는 발베니에서 60년간 몰트 마스터로 활약한 전설적인 인물 데이비드 스튜어트에 보내는 일종의 찬사 같은 제품이다. 71병만 한정 생산됐고 영국, 대만, 중국, 프랑스, 호주 등 일부 국가에서만 판매한다. 국내에는 단 2병만이 들어왔다.
몰트 마스터는 위스키의 전체적인 기획, 설계, 개발은 물론 숙성 방법, 품질 등을 관리하는 사람으로, 발베니 증류소가 있는 스코틀랜드 내 단 15명만 있다.
3억3000만 원을 호가하는 초고가 위스키인 만큼 이날은 눈으로만 즐겨야 했다. 전시장을 찾은 데이비드 몰트 마스터는 “60년은 지금까지 출시한 발베니 중 숙성을 가장 오래 한 술”이라며 "숙성 기간이 오래되면 알코올이 날아가기 때문에 도수는 비교적 낮은 42.6도"라고 설명했다.
이달 7~20일 약 2주간 진행하는 헤리티지 전시는 발베니 60년 제품을 비롯해 브랜드의 역사를 살펴볼 수 있도록 꾸며졌다. 발베니가 60년 출시를 기념으로 전시를 여는 국가는 한국이 유일하다.
1층 전시 공간에서는 데이비드 마스터가 1983년 최초로 개발한 숙성 기법 ‘캐스크 피니시(Cask Finishes)’에 대한 설명이 눈길을 끌었다. 캐스크 피니시는 숙성을 마친 위스키 원액을 다른 캐스크에 옮겨 담아 추가로 숙성시키는 방식을 말한다.
이 기법을 거친 위스키는 꿀과 바닐라 풍미를 지니게 되는데, 전 세계 위스키 제조 과정에 사용될 정도록 업계에 큰 영향을 미쳤다. 데이비드 마스터는 그 공을 인정받아 대영제국훈장을 받기도 했다.
데이비드 마스터는 “발베니가 한국에서 많이 팔리고, 재고가 부족한 것을 알고 있다”며 “굉장히 사랑을 많이 받는 중요한 나라이기 때문에 이렇게 직접 내한도 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1층이 발베니의 중후함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이라면 2~3층은 MZ 세대가 좋아할 만한 포토·이벤트존으로 꾸며졌다. 특히 60년 제품 외부 패키징 디자인을 참고해 만든 발베니 터널존은 SNS에 올릴 배경으로 손색이 없어 보였다. 위스키의 재료인 푹 익은 보리로 꾸며진 포토존도 눈에 띄었다.
루프탑인 3층에서는 발베니 12년을 베이스로 한 ‘헤리티지 칵테일’ 2종을 맛볼 수 있다. 이날 칵테일을 맛봤는데 위스키의 알싸한 향과 시원한 탄산수가 잘 배합된 맛이었다. 가니쉬로는 달콤한 키위가 올라갔다. 뻥 뚫린 가을 하늘 밑에서 즐기기 좋은 청량한 맛이었다.
발베니 브랜드 매니저는 “이번 전시는 1962년부터 지금까지 몰트 마스터 데이비드 스튜어트의 꾸준한 도전을 통해 혁신을 이뤄낸 발베니의 여정을 되돌아본다는 의미로 진행하게 됐다”며 “오랜 역사와 전통을 가진 발베니의 변하지 않는 가치를 경험할 특별한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