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별세한 강신호 동아쏘시오그룹 명예회장의 빈소에 국내 제약업계를 비롯해 정치·경제계 인사의 추모 발길이 이어졌다.
4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장례식장에 마련된 강 명예회장의 빈소는 고인을 추모하기 위한 조문객들로 붐볐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이날 오후 빈소를 찾아 유족과 긴 시간 이야기를 나누고, 방명록에 “회장님 살아생전 많은 일 하시고, 이제 편안히 쉬기 바랍니다”라고 글을 남겼다.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CJ대표이사 회장)도 이날 오후 조문을 마치고 강 명예회장과의 인연을 회상했다. 손 회장은 “오랫동안 가깝게 알고 지냈다”며 “전경련(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을 할 때도, 제약회사를 운영할 때도 항상 전화를 먼저 주셨다. 서울대 대선배로 약업계에서도 중요한 분으로 존경할만한 사람이었다”고 말했다.
동아제약 공채 1기로 1959년 입사한 유상옥 코리아나화장품 회장은 빈소를 방문해 “강 회장님의 신약개발 노력으로 치료용의약품과 일반의약품을 계속 개발해 동아제약이 이제는 세계적인 제약회사로 성장했다. 또한, 많은 인력을 육성시켜 회사를 확대 경영해 많은 인재들이 장관급의 공직자와 국내 기업 CEO 등으로 배출시켰다”며 고인을 추모했다.
윤석근 일성신약 대표는 “독일에서 공부하셔서 직원들에게 믿고 맏기는 요즘 경영자의 모습을 예전부터 가지고 있던 분”이라며 “업계에서도 친근하게 대해주셔서 평판이 좋았다. 개인적으로나 공적으로나 존경할만한 분이었다”고 평가했다.
원희목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전 회장도 빈소를 찾아 고인을 기렸다. 원 전 회장은 1979년 동아제약에 입사하며 사회생활을 시작해 고인과도 깊은 인연이 있다. 그는 “사회생활을 시작할 수 있도록 나를 뽑아준 분”이라며 “부드러우면서도 강한 약업계 선구자였다. 약업계의 발전에 큰 획을 그으신 분”이라고 말했다.
이외에도 약업계와 재계 등에서 조문 행렬이 이어졌다. 허은철 녹십자 사장, 김윤 삼양홀딩스 회장, 김병준 사랑의열매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중앙회장, 윤성태 휴온스그룹 회장 등이 빈소를 찾아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강 명예회장은 3일 오전 숙환으로 별세했다. 국내 제약산업 발전의 기틀을 다지고 신약개발과 함께 제약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해 온 그는 40년 넘게 동아쏘시오그룹을 이끈 대한민국 제약산업의 산증인으로 평가된다.
1927년생인 강 명예회장은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서울대 의과대학원에서 내과 석사학위, 독일 프라이부르크대학에서 의학박사학위를 받았다. 이듬해인 1959년 한국에 돌아와 동아제약에 상무로 입사했고, 회사의 경영혁신과 체질 개선 및 재건에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생명보다 더 큰 가치는 없다’는 신념을 바탕으로 우수한 효능의 의약품을 생산·공급해 질병 없는 건강한 사회건설에 이바지하고 국내 제약산업을 선도하기 위해 애썼다. 강 명예회장은 회사 경영에서 제품 개발과 우수 인재 확보를 중점에 뒀다. 1959년 1기로 시작된 공개채용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또 1980년 국내 제약업계 최초로 경기 용인시에 인재개발원을 건립하기도 했다.
제약기업 경영인 최초로 전국경제인연합회(현재 한국경제인협회) 회장을 맡아 제약산업을 국가 기간산업으로 자리매김하는 데 일조했다.
장례는 동아쏘시오그룹장으로 치러지며 빈소는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 1호실이다. 유족으로는 아들 정석, 문석, 우석, 딸 인경, 영록, 윤경이 있다. 발인은 5일 6시 30분에 진행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