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 2025년 폐지할 예정이던 외국어·국제 고등학교 등 특수목적고(이하 특목고)와 자율형 사립고(자사고)를 현 정부가 존치하기로 결정한 가운데, 전체 특목고·자사고 진학생 중 서울 출신이 절반 가까이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중에서도 대형 학원가가 형성돼 있어 일명 ‘사교육 중심지’로 불리는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와 양천구, 노원구 출신이 절반 가량을 차지했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서동용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4일 교육부로부터 ‘2018~2022년 전국 중학교 졸업생 진로 현황’ 자료를 제출받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과학고·외고·국제고·자사고에 진학한 중학생의 42.3%(7910명)이 서울 출신이었다.
서울 중에서도 강남·서초·송파·양천·노원 출신은 46.5%(3682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전국 중학교 졸업생을 기준으로 보면 지난해 특목고·자사고에 진학한 학생 중 19.7%가 강남·서초·송파·양천·노원 출신이다. 5명 중 1명 꼴인 셈이다.
매년 서울 출신 특목고·자사고 진학생 중 강남·서초·송파·양천·노원 출신 비중은 꾸준히 높아졌다. 2018년 41.3%에서 2019년 44.1%, 2020년 44.5%, 2021년에는 45.2%를 기록하고 지난해에는 46.5%까지 높아졌다.
전체 특목고·자사고 진학생 중 서울 출신의 비율은 꾸준히 40%대 초반을 유지 중이다. 2018년 44.5%를 기록한 이후 매년 42%대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자사고만 놓고 보면 강남·서초·송파·양천·노원 출신 졸업생들이 크게 증가했다. 2018년 전체 진학생 중 강남·서초·송파·양천·노원 출신은 24.3%였지만, 지난해 28.2%까지 증가했다. 다만 과학고의 경우 강남·서초·송파·양천·노원 출신이 2018년 12.6%에서 지난해 8.0%로 하락했다.
서 의원은 “강남3구와 양천‧노원 출신 중학교 졸업생의 자사고 진학 비율이 증가하고 과학고 진학이 줄어든 것은 최근 ‘의대 쏠림’ 현상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과학고 재학생이 의대에 진학할 경우 재학 중 지급된 장학금을 회수하는 정책이 본격적으로 시행된 것은 2018학년도 이후이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실제로 과학고는 재학생이 의약학계열 진학을 택할 경우 교육비·장학금 등 지원금을 전액 환수하며 추천서 작성도 금지된다.
서 의원은 “정부가 학생의 학교 선택권을 존중한다며 자사고·외고·국제고를 존치하기로 했지만, 결과적으로 서울지역의 사교육 중심지만 더욱 유리해지고 교육 격차는 더욱 벌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