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업계에도 ‘친환경’ 바람이 불고 있다. 맥주 제조사와 손잡고 맥주박을 재활용한 화장품을 출시하기도 하고 ODM업체들은 미세플라스틱 사용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3일 화장품 업계에 따르면 스타트업 ‘라피끄’는 오비맥주와 손잡고 맥주박 업사이클링 화장품을 판매하고 있다. 지난달 14일에는 박람회를 열고 ‘랄라베어 맥주박 핸드크림’ ‘비어(Beer) 샴푸’ ‘브루버드 그레인 스크럽 바’ 등 다양한 친환경 업사이클링 화장품을 선보였다.
맥주박은 맥주를 만들 때 쓰는 보리에서 당분과 탄수화물을 빼내고 남은 찌꺼기다. 맥주박은 알코올을 만들고 버려지는데다 1톤(t)을 매립하면 513kg의 탄소가 배출되는 만큼 환경문제도 유발한다.
다만, 맥주박은 단백질과 섬유질, 비타민 등 영양소가 풍부해 화장품 원료로는 안성맞춤이다. 라피끄는 이러한 맥주박의 특성에 착안했다. 오비맥주가 제공한 맥주박을 원료화해 100% 활용하는 제로 웨이스트 업사이클링에 성공하며 다양한 맥주박 화장품을 개발한 것이다.
LG생활건강은 치약·화장품 포장재로 ‘멸균팩 재활용지’를 적극 활용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멸균팩은 내용물 변질 없이 장기간 실온 보관을 가능하게 만드는 종이를 말한다. 70%는 종이로 이뤄져 있지만 알루미늄 포일, 폴리에틸렌(PE) 등 총 6겹의 소재를 겹쳐서 만들기 때문에 재활용 공정 자체가 까다롭다.
LG생활건강은 멸균팩을 재활용 해서 생산한 종이를 10월부터 페리오‧죽염 등 LG생활건강 치약 브랜드의 낱개 상자 포장지로 우선 활용할 예정이다. 이후 신제품 화장품 세트와 내년 설 명절 선물세트 포장에도 멸균팩 재활용지를 적용한다. 이렇게 해서 연간 최대 1081톤(t)의 종이 포장재를 멸균팩 재활용지로 만들 수 있을 전망이다.
화장품 ODM 기업들도 친환경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코스맥스는 ‘2022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통해 2030년까지 미세플라스틱을 사용하는 기존 제품 생산을 모두 중단하기로 했다. 생산 과정 중에 환경에 영향을 주는 요소를 △수자원 △대기 △폐기물 △화학물질 기준으로 나눠 관리한다.
한국콜마는 2020년 업계 최초로 사용한 종이튜브로 플라스틱 사용량을 80% 줄였다. 올해 4월에는 비(非)목재 종이로 만든 스틱형 화장품 용기인 종이스틱을 개발했다. 종이스틱은 립밤·멀티밤·선스틱에 사용했고, 기존 스틱형 용기 대비 플라스틱 사용량을 86% 저감하는 효과가 있었다.
업계 관계자는 “탄소중립 달성이라는 장기적 목표와 함께 앞으로 커질 고객의 재활용 제품에 대한 수요를 빠르게 파악해서 ESG 경영 활동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며 “앞으로도 관련된 상품 시장은 꾸준히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