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조선업계 중 유일하게 음향수조 설치
“2030년까지 레벨4 스마트십 기술 갖출 것”
“시흥 캠퍼스는 세계 최대 규모 공동수조 및 예인수조, 국내 조선업계 유일의 음향수조를 보유한 곳입니다.”
강중규 한화오션 중앙연구원장은 15일 중앙연구원 시흥 연구개발(R&D) 캠퍼스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 이같이 설명했다.
강 원장은 “2040년에 매출 30조, 영업이익 5조 원 이상의 회사로 변모하는 것이 한화오션의 목표”라며 “이를 위해 방산 분야에만 9000억 원을 투자하는 등 방산 초격차를 위해 힘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화오션은 1981년 연구개발팀 신설을 시작으로 R&D 투자에 본격 나섰다. 이후 2001년 선박기본성능연구소, 2003년 로봇연구소, 2014년 특수성능연구소, 2015년 에너지시스템 실험센터에 이어 2018년엔 시흥 R&D 캠퍼스를 개소했다.
이후 한화오션은 첨단기술로 무장한 ‘초격차 글로벌 방산 솔루션’을 확보하기 위해 대규모 투자를 감행했다. 그 결과, 시흥 R&D 캠퍼스 내 국내 조선 업계 유일의 음향수조 시설을 확보했다.
음향수조는 수중에서 음파를 이용해 대상 표적의 음향 특성을 분석하는 방산 분야 전문 연구 시설이다. 이를 통해 한정된 공간에 원하는 환경을 구현해 음파의 전파ㆍ반사ㆍ산란ㆍ회전ㆍ굴절 등의 특성을 확인ㆍ분석해 군사ㆍ비군사적 연구에 적용할 수 있다.
이원병 한화오션 책임연구원은 “잠수함은 소음을 최소화하지 못하면 사실상 임무를 수행할 수 없고, 최악의 상황엔 선원들의 목숨이 적에게 손쉽게 노출된다”며 “이곳에서는 생존성을 높이는 생명과 직결된 연구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상업 관련 연구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세계적으로 상선에 대한 소음 관련 규제 논의가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이 연구원은 “기존에는 소음을 줄이는 것이 대부분이었다면, 최근에는 소음을 줄이면서도 경제성까지 잡을 수 있는 연구가 늘어나는 추세”라며 “한화오션이 소음 규제 관련 연구 필요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음향수조를 국내 조선사 중 유일하게 소유한 것은 분명한 장점”이라고 강조했다.
한화오션은 선박의 공동 현상(유체의 증기압보다 펌프 내 압력이 낮아져 생기는 기포 현상)을 모사하기 위한 시험 설비인 공동수조도 갖췄다. 상업용으로는 세계 최대 규모다. 2020년 완공한 이 시설은 전체 길이 62m, 높이 21m 규모에 최대 출력 4.5MW 모터를 장착해 총 3600톤의 물을 순환시켜 최대 15m/s까지 유속을 형성할 수 있다.
이날 방문한 공동수조에는 실제의 30분의 1 크기 모형 선박의 프로펠러가 실험을 진행하고 있었다. 한화오션 측은 현재까지 50척 이상의 모형선을 대상으로 시험 평가를 성공적으로 수행했다고 밝혔다.
정재권 한화오션 책임연구원은 “실제 배가 운항하는 환경 조건을 모사하기 위해 공동 현상을 만들어 내는 것이 공동수조의 역할”이라며 “그러한 환경에서 운항할 때 배의 소음을 최대한 줄이거나 안 나게 할 수 있는 지가 해군의 군사 목적에 중요한 만큼, 관련 실험을 활발히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한화오션은 세계 최대 규모의 최신 예인수조를 보유 중이다. 예인수조는 모형선을 물에 띄워 예인 기계로 끌며 선박의 저항ㆍ자항ㆍ운동ㆍ조종 등의 성능을 시험하는 장치다.
최대 7m까지 수심을 조절 가능해 상선, 함정 등 다양한 선박을 대상으로 맞춤형 모의 시험이 가능하다. 예인수조 뒷편에는 지금까지 실험을 진행한 110척 이상의 모형선이 진열되어 있었다.
모형선 제조 또한 현대화되고 있다. 기존에는 나무를 직접 깎는 방식으로 제작했지만, 현재는 3D 프린터 기술을 활용해 복합 플라스틱 소재로 모형선을 제작한다. 해당 기법을 적용하면 기존 3주가 소요되던 제작 기간을 40% 단축할 수 있다.
한화오션은 무인시스템 연구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최근 선주들의 고민은 숙련된 인력이 부족해 이로 인한 인재가 많다는 것인데, 무인시스템이 이를 해결해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한화오션은 HS4 스마트십 플랫폼을 통해 실제 운항 중인 선박에서 발생하는 데이터를 육상 관제센터에서 수집ㆍ분석해 운항의 효율과 안전성을 높일 수 있는 정보를 선주에게 제공한다. 한화오션은 2030년까지 레벨4 수준의 완전자율운항이 가능한 기술을 확보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