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3일 단식 장소를 국회 본청 앞 천막에서 내부 당대표회의실로 옮겼다. 지난달 31일부터 시작한 단식이 14일째에 접어든 만큼 건강 상태가 악화하면서다. 이 대표는 지난 11일에 이어 이날 최고위원회의에 두 차례 연속 불참했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에서 "(이 대표가) 검찰 조사를 두 번 받았다. 겉으로는 건강한 척하지만 많은 스트레스를 받았을 것"이라며 "오늘부터는 단식을 국회 당대표실에서 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 여러분이 이 대표를 직접 눈으로 보고 응원하는 데 불편할 것 같지만 계속해서 아낌없는 성원을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앞서 이 대표는 지난 9월과 전날(12일)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과 관련해 피의자(제3자 뇌물 혐의) 신분으로 검찰 조사를 받았다.
이 대표는 최고위에 참석하지 못할 정도로 건강이 악화한 상태지만 실내에서 단식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고 한다.
박성준 대변인은 회의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건강 상태가 상당히 좋지 않고 기력이 떨어진 상황"이라며 "체력 소모를 최소화하기 위해 실내로 단식장을 옮기게 됐다"고 했다. 이어 "당대표는 단식에 대해선 단호한 입장"이라며 "외부에서 당대표회의실로 단식장을 옮긴 것은 단식을 더 이어가겠다는 결연한 의지"라고 덧붙였다.
당내에선 단식 중단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 앞서 이 대표와 대립했던 이낙연 전 대표와 박지현 전 비상대책위원장 등이 이 대표의 단식장을 찾아 단식을 만류했다. 전날 의원총회에서도 이 대표의 단식 중단을 건의해야 한다는 의견이 다수 제기됐다. 당 최고위원들은 이날 회의를 마치고 이 대표를 찾아 건강 상태를 물으며 단식 중단을 요청했다.
이날 당내 최대 의원 모임인 '더좋은미래', 초선모임 '더민초', 경제민주화와 평화통일을 위한 국민연대(민평련) 소속 의원들과 노영민 전 청와대 비서실장, 양승조 전 충남지사, 허태정 전 대전시장, 이춘희 전 세종시장도 잇달아 이 대표의 단식장을 찾을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