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7 보스톤’ 강제규 감독 "인간승리 '서윤복', 희망과 용기 되길"

입력 2023-09-11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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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7 보스톤' 스틸컷 (롯데엔터테인먼트)
▲'1947 보스톤' 스틸컷 (롯데엔터테인먼트)
‘광복 직후, 조선 선수가 태극기를 달고 마라톤에 나서려 한다’. 이 설정을 접할 때 통상적으로 예상할 수 있는 고난과 극복 서사가 무난하게 담겼다. 11일 오후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언론시사회를 연 ‘1947 보스톤’ 이야기다.

‘1947 보스톤’은 1936년 베를린 올림픽 마라톤에서 금메달을 딴 고 손기정 선수의 쾌거 이후 10년이 흐른 시점에 전개되는 이야기다. ‘쉬리’, ‘태극기 휘날리며’ 등 한국 블록버스터의 시초격인 작품으로 이름을 널리 알린 강제규 감독이 ‘장수상회’(2015) 이후 모처럼 메가폰을 잡았다.

영화는 마라톤 감독으로 돌아온 손기정(하정우)가 가난한 신인 선수 서윤복(임시완)을 훈련시켜 미국 보스톤 마라톤 대회 출전을 준비하는 과정을 다룬다. 광복 직후인지라 국제사회에서 난민국으로 분류되는 조선 상황이 발목을 잡고, 미국 입국에 따른 보증인과 높은 재정보증금을 마련해야 하는 어려움을 겪는다.

가까스로 위기를 극복하고 보스톤 마라톤 대회에 출전한 뒤에도 태극기 대신 미국 성조기를 달고 달려야 하는 난처한 상황에 놓인다.

▲'1947 보스톤' 스틸컷 (롯데엔터테인먼트)
▲'1947 보스톤' 스틸컷 (롯데엔터테인먼트)

이날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강제규 감독은 “광복 이후 최초로 태극기를 달고 달린 인물로서 (서윤복의) 뿌듯함도 있지만, 한 인간이 어려움 속에서도 자기의 소중한 꿈을 이뤄 나가는 인간승리의 도전이 돋보이지 않았나 생각한다”면서 “많은 분에게 희망과 용기를 줄 수 있었으면 한다”고 연출의 변을 전했다.

대중에게 익숙한 고 손기정 선수와 보스톤 마라톤대회 우승자 고 서윤복 선수의 실화를 다룬다는 점에서 ‘1947 보스톤’은 친밀감을 수월하게 확보한 작품이다. 다만 이날 공개된 작품에 따르면 이야기 전개는 민족 감성에 기대 다소 허술하게 진척되는 면이 크다.

광복 직후 먹거리가 부족할 정도로 삶이 팍팍하던 민중들이 급작스럽게 선수들의 마라톤 출전을 위한 재정보증금 모금에 나서고, 미국 보스톤 현지에서 ‘태극기를 달고 달리겠다’며 소리 높이는 기자회견을 연 한국팀에 난데없이 해외 언론이 박수치며 크게 호응한다.

우리 관객 대부분이 일제강점기를 경험한 조선 민중의 고통을 십분 이해하고 상상할 수 있더라도, 영화적 서사를 설득력 있게 끌고 나가기 위한 고민은 부족하게 느껴지는 대목이다.

음주운전으로 활동을 중단해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하지 못한 배성우가 비중 있는 분량으로 출연하는 점도 작품 흥행에 좋은 영향을 주기 어려운 점이다. 최근 ‘비공식 작전’의 흥행 부진으로 일각에서 연기의 상투성 문제가 불거진 하정우의 연기 역시 ‘아는 그대로’ 다.

다만, 극 내내 작고 다부진 체격으로 근성있게 달리는 장면을 소화한 서윤복 역의 임시완 만큼은 기억할 만하다. 보는 이가 숨이 찰 만큼 열과 성을 다해 뛰는 장면이 수없이 노출된다.

▲11일 오후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열린 '1947 보스톤' 언론시사회에 참석한 강제규 감독, 하정우, 임시완, 김상호(왼쪽부터)의 모습. (박꽃 기자 pgot@)
▲11일 오후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열린 '1947 보스톤' 언론시사회에 참석한 강제규 감독, 하정우, 임시완, 김상호(왼쪽부터)의 모습. (박꽃 기자 pgot@)

이날 자리에 함께한 임시완은 “서윤복 선수의 외형과 비슷해지려 노력하다 보니 촬영 준비 단계부터 끝날 때까지 닭가슴살과 샐러드를 달고 살아야 했고 운동도 매일같이 해야 했다”면서 “인생 최초로 인바디 체지방이 6%가 나와 스스로도 신기했다”고 준비 과정을 전했다.

또 “실존 인물에 절대 누가 되면 안 되는 작업이었기에 책임의식을 가지고 작품에 임해야겠다고 생각했다”면서 “서윤복 선수가 최초로 태극마크 달고 국제대회를 나간 것처럼, 나 역시 작품을 하는 동안 태극마크를 달고 국가를 대표한다는 각오로 임했다”고 말했다.

‘1947 보스톤’, 27일 개봉. 12세 관람가, 상영시간 108분.

이투데이 별점평 ★★☆
익숙한 소재와 오래된 연출의 조합, 그럼에도 임시완의 분투는 일정 부분 마음을 움직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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