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딸, 李단식 중 먹거리 판매 이유로 '고성 욕설'
"지금 우리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옆에서 단식하는데 어떻게 국회에서 먹는 바자회를 해? 박용진 데려와!"
7일 오후 5시 국회 소통관 앞. 이 대표의 강성 지지층 '개딸'로 보이는 여성들이 지난 5일부터 열린 '방글라데시·네팔 어린이와 함께하는 나눔 바자회' 부스 앞에서 난동을 벌였다.
이 행사는 비명(비이재명)계로 분류되는 박용진 민주당 의원·전태일재단이 공동 주최하고 사단법인 이주노동희망센터가 주관했다. 바자회에선 떡, 견과류, 생과자 등을 판매하고 시식 코너도 운영했는데, 그것이 이들 개딸의 심기를 불편하게 한 것이다. 이 대표가 지난달 31일부터 국회 본청 앞 천막에서 기한 없는 단식을 8일째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당대표가 단식 중인데 소속 의원이 단식장 근처에서 먹거리를 판매하는 바자회를 연 것이 못마땅했던 것이다. 반면 수익금 전액을 해당 국가 아이들을 위해 기부하려던 주최 측은 이들의 돌발행동에 난데없이 봉변을 당한 셈이 됐다.
민주당 상징색인 파란색 스카프를 한 여성은 부스 앞에서 "어떻게 국회에서 먹는 바자회를 열 생각을 하냐"며 "박용진이 정신나간 것"이라고 소리쳤다. 다른 여성도 "대표가 8일째 단식하고 있는데"라며 "어제 유튜브 보고 혈압 올라 죽는 줄 알았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권리당원"이라며 "박용진 다음에 당선되나 봐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이들 말처럼 최근 친명(친이재명) 성향의 일부 유튜브 채널에선 박 의원이 단식 중인 이 대표 근처에서 바자회를 열었다는 취지의 영상이 올라왔다. 사실상 '좌표 찍기'를 한 셈이다. 실제 해당 영상이 게재된 이후 박용진 의원실에는 개딸로 추정되는 사람들의 항의 전화가 빗발쳤다고 한다.
김종택 전태일재단 홍보실장은 "몇 달 전부터 방글라데시, 네팔 어린이들에게 기부하려고 준비한 행사"라며 설득에 나섰지만 개딸의 분노를 가라앉히기는 역부족이었다. 개딸들은 고성으로 욕설을 섞어가며 "주최자가 왜 없냐", "박용진 데려와라"고 거듭 외쳤다.
참다 못한 부스 상인은 "민주당은 소상공인을 살리자고 하는데 왜 소상공인 앞에서 반말과 욕설을 하는 거냐"며 "이 대표 단식이랑 우리가 무슨 상관이냐. 말하려면 이 대표한테 가서 말하라"고 울분을 토했다. 양측이 극도로 흥분하면서 행사장은 그야말로 아수라장이 됐고, 경내 상주 경찰과 방호과 관계자들이 몰려들어 중재에 나섰다.
마찰이 소강상태에 접어들면서 개딸 사이에서 설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한 여성이 "그만하자. 이건 아닌 것 같다"며 "우리가 욕먹지 않는 행동을 해야지"라고 하자 또 다른 여성은 "이게 아니긴 뭐가 아니야"라고 맞섰다. 소란이 벌어진 부스를 중심으로 국회 관계자, 보좌진, 취재진들이 점점 모여들자 이들은 난동을 멈추고 자리를 떴다.
박 의원 측은 좋은 취지로 마련한 경내 행사에서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한 데 대해 유감을 표했다.
박 의원 측 관계자는 이날 이투데이와의 통화에서 "한달 반 전에 잡아놓은 행사였다. 방글라데시, 네팔 아이들의 교육, 인권 향상을 위해 수익금 전액을 기부할 계획"이라며 "우리가 무슨 말을 하겠나. 그저 씁쓸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