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오세훈 서울시장을 비롯해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장관, 구자열 키아프 조직위원장, 사이엄 폭스 프리즈 회장 등도 개막 행사에 참석해 축사를 나눴다.
오 서울시장은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프리즈가 서울에서 열리는 것은 영화로 말하면 칸 영화제가 서울에서 열리는 격이고 야구로 말하자면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가 잠실 경기장에서 열리는 것”이라고 의미를 강조하면서“아직 알려지지 않은 우리 예술가들이 세계적으로 인정받을 좋은 기회"라고 전했다.
본격 문을 열어젖힌 프리즈서울 현장에서는 하우저앤워스, 가고시안, 데이비드 즈위너 등 세계 정상급 갤러리가 부스를 열고 대표작품을 앞세워 관람객을 맞는 모습이 포착됐다. 현장에는 해외에서 발걸음한 미술계 관계자가 대거 몰렸고 영어, 일본어 등 외국어가 뒤섞여 ‘잔칫날’ 분위기를 실감케 했다.
하우저앤 워스는 필립 거스틴 작가의 1978년 작 ‘Combat1’과 조지 콘도 작가의 2017년 작 ‘Women and Men’를, 가고시안 갤러리는 백남준의 비디오 아트 ‘TV 부처’(TV Buddha)를, 데이비드 즈위너 갤러리는 로즈 와일리의 캔버스화 ‘아나운서, 개선(News Reader, Amelioration)’를 선보이는 데 공간을 할애한 모습이다.
데이비드 즈위너 갤러리 앞에 설치된 쿠사마 야요이 작가의 대표적인 호박 설치물은 사진을 찍으려는 이들의 발길이 꾸준히 이어졌다.
국내 유명 갤러리도 프리즈서울 내 부스를 차리고 작품을 선보였다.
학고재는 러시아에서 주로 활동한 고려인 변월룡 작가의 근대회화 3점을 내걸었다. 이날 학고재 관계자는 “국내에서는 저평가돼 있지만 일본에서 그림을 배운 그 세대 작가와 달리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서양화 기법을 제대로 배운 정통 서양화가”라고 의미를 짚었다.
프리즈서울에 처음으로 부스를 연 가나아트는 현대미술관에서 전시 중인 1960년대 실험미술 선구자 김구림의 작품 ‘음과 양’(Yin and Yang 4-S)을 선보인다. 가나아트 관계자는 “이전까지 한국 미술이 단색화에 초점 맞춰졌다면 최근엔 실험미술에 집중하는 시기”라고 설명했다.
이날 개막 축사를 마친 오세훈 서울시장도 패트릭 리 프리즈서울 디렉터의 설명을 들으며 한동안 현장 부스를 관람한 뒤 키아프로 이동했다.
같은 시간 1층 A~B홀과 그랜드볼룸에서 열리는 키아프에도 적지 않은 사람이 몰렸다. 청화랑, 조현화랑, 갤러리그림손, 리서울갤러리 등 국내 갤러리가 차린 부스가 이어진 가운데 프리즈서울 대비 내국인과 아시아인 비중이 높은 모습을 보였다.
현장에서는 올해 서울점을 개관한 일본 대표 갤러리 화이트스톤의 부스를 주목하는 분위기다. 화이트스톤은 자국 유명 캐릭터인 토토로, 스파이더맨 등을 활용한 영국 세바스찬 쇼메튼 작가의 캔버스 아크릴화를 내걸었다. 한쪽 벽면을 가득 채운 중국 지앙 뱌오 작가의 보랏빛 원형 목판 아크릴화도 눈에 띈다.
이날 키아프 현장에서는 동화 같은 그림체로 유명한 스페인 출신 에바 알머슨 작가가 내한해 자신의 그림이 전시된 미국 CMAY갤러리 부근에서 작품을 감상하는 모습도 관찰됐다.
올해 키아프와 프리즈서울의 관심사는 ‘주도권’이다. 지난해 프리즈서울은 7만여 명의 관람객이 다녀가는 등 흥행 면에서 크게 성공했지만, 서울이라는 안방을 내어준 키아프로서는 상대적으로 관람객의 관심이 분산되는 등 아쉬움도 적지 않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누적 판매액도 기대를 모은다. 프리즈서울은 공식적인 판매액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미술계에서는 지난해 6500억 원의 판매액을 기록한 것으로 추산한다. 그 덕에 국내 미술시장 매출액도 최초로 1조 원을 넘어설 수 있었다. 올해는 엔데믹으로 일본, 중국 컬렉터의 내한도 예상되는 만큼 매출에 대한 기대가 한층 높은 상황이다.
프리즈서울은 이달 9일까지 코엑스 C,D홀에서, 키아프는 10일까지 코엑스 A,B홀과 그랜드볼룸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