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KT 임시주총서 김영섭 대표 선임
대규모 구조조정ㆍ조직개편에 쏠린 눈
약 9개월의 경영 공백 사태를 마무리하고, KT의 새 수장이 된 김영섭 대표의 리더십이 시험대에 올랐다. KT는 장기간 경영 공백과 이전 경영진에 대한 검찰 수사가 지속되면서 회사 분위기가 위축돼 있는 상황이다. 김 대표가 이로 인한 리스크 해결, 조직 재정비, 주가 부양, 미래 먹거리 발굴 등을 해결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특히 최고경영자(CEO) 선임 과정에서 불거진 KT 내부 ‘이권 카르텔’ 불식도 과제다.
KT는 30일 서울 서초구 KT연구개발센터에서 ‘2023년도 제2차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김영섭 대표이사를 정식 선임했다.
김 대표는 이날 주총에서 “앞으로 KT그룹이 보유한 대한민국 최고 수준의 네트워크 인프라와 기술력, 사업역량을 통해 지속가능한 성장기반을 구축하고 기업가치 제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가장 시급한 과제는 쇄신이다. KT는 지난해 11월 연임 도전에 나섰던 구현모 전 대표를 비롯한 전임 경영진의 일감 몰아주기와 배임 의혹 등이 겹치며 경영 혼란을 빚었다. 여기에 검찰 수사까지 겪으며 직원들의 사기가 저하됐다. 이에 김 대표는 조직 개편과 내부 단합을 이끌며 리더십을 보여줘야 하는 상황이다.
외부에서도 새 수장을 찾은 KT가 경영 정상화를 위한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낼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특히 김 대표가 과거 ‘LG맨’ 시절 재무통이자 구조조정 전문가로 손 꼽혔던 만큼 업무 효율화를 위한 쇄신을 꾀할 거란 관측이다. 김 대표는 LG 전신인 럭키금성상사에 입사해 지난해 LG CNS 대표에서 물러나기 전까지 LG계열에만 몸담아왔다.
일각에서는 대규모 구조조정에 나설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지난 2021년 11월 이후 임원인사를 하지 않아서다. 다만 내부에서는 빠른 체질 개선보다는 분위기 재정비가 먼저일 거라는 분위기다. KT 관계자는 “조직 개편이나 인사를 취임 직후 바로 단행하기보다, 분위기를 다잡고 업무하는 데 집중한 후 진행하지 않을까 생각된다”고 말했다.
주가 부양도 주요 과제다. 지난해 4만 원에 육박했던 주가는 지난해 12월 CEO 리스크 발생 이후 2만 원대로 하락했다. 앞서 구현모 전 대표와 윤경림 전 사장이 차례로 사퇴하며 비상경영체제를 겪으면서다. 김 내정자를 최종 후보로 지목한 지난 4일을 기점으로 상승했으나, 아직 3만3000 원대를 기록하고 있다.
이를 위해 미래 먹거리를 위한 신성장 전략 제시가 요구된다. 김 대표는 이날 KT 신성장 사업 분야에 대해 “KT는 통신기술(CT)를 잘해왔고 정보기술(IT)에서 좀 더 빠른 속도로 역량을 모아 ICT 고수가 돼야 한다”면서 “우리가 잘 지원할 수 있는 1등 ICT 역량이 갖춰지면 다양한 영역에서 성장의 기회가 많을 것”이라며 기본기를 강조했다.
‘카르텔 논란’ 불식도 과제다. KT 대표 선임 절차 과정에서 정치권으로부터 ‘내부 카르텔’도 비판을 받고 있다. 이에 김 대표는 지배구조 개선에도 힘써 불신을 해결해야 하는 상황이다. 윤석열 정부가 SKT, KT, LG유플러스 등 통신3의 경쟁 부족을 카르텔로 규정하며 요금 인하 등을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는 상황도 해소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