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0시부터 기다렸어요”…쉐이크쉑 리뉴얼 오픈에 ‘강남 버거 大戰’ 격화

입력 2023-08-26 08:00 수정 2023-08-27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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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서울 강남구 쉐이크쉑 강남대로점 앞에서 오픈 기념 공연이 열리고 있다. (문현호 기자 m2h@)
▲25일 서울 강남구 쉐이크쉑 강남대로점 앞에서 오픈 기념 공연이 열리고 있다. (문현호 기자 m2h@)

미국 3대 버거 ‘쉐이크쉑’ 강남대로점의 오픈 첫날인 25일. 쉐이크쉑 국내 1호점인 강남점을 리뉴얼해 새로 오픈한 강남대로점 앞에는 개점 시간보다 약 2시간 앞선 오전 8시30분부터 오픈 런(open run)이 시작됐다.

개점 시간인 오전 10시 30분이 가까워지자 매장 앞은 금세 긴 줄이 생겼다. 쉐이크쉑 강남대로점이 오픈 이벤트로 25일부터 3일간 매일 선착순 100명에 대표 상품 ‘쉑버거’를 선착순 무료증정한다는 소식에 몰린 행렬이다. 쉐이크쉑 직원은 대기 고객들에게 증정 쿠폰을 하나씩 나눠줬다.

이날 1등으로 줄을 선 한정수(가명·41)씨는 “사실 쉐이크쉑 버거만 아직 못 먹었다. 매장에 1등으로 방문한 사람에게 기념상품을 준다고 해 이날 자정(0시)부터 기다렸다”고 말했다. 한씨는 “파이브가이즈 햄버거는 먹어봤는데 (미국 3대 버거라는) 쉐이크쉑 버거도 맛있을지 궁금해 빨리 먹어보고 싶다”며 상기된 표정이었다.

여자친구와 함께 왔다는 김두진(40, 강남구 역삼동)씨는 “얼마 전 파이브가이즈에서도 6시간이나 기다린 끝에 먹을 수 있었다”면서 “쉐이크쉑은 좀 더 기름진 느낌이라면, 파이브가이즈는 재료가 좀 더 풍부한 느낌”이라고 설명했다. 김씨는 “강남대로 일대에 쉐이크쉑, 파이브가이즈, 수퍼두퍼 등 수제버거 가게들이 많이 생겨나고 있는데, 소비자 입장에서는 고를 수 있는 폭이 넓어져 좋을 뿐”이라고 말했다.

매장 오픈을 20여 분 앞두고 쉑이크쉑 강남대로 점은 오픈 기념 행사도 열었다. 저 멀리서부터 쉐이크쉑 유니폼을 입은 무리가 춤과 함께 북을 치며 흥겹게 행진하며 매장으로 다가왔다. 쉐이크쉑 매장 오픈 때마다 공연을 펼친다는 이들은 타악기 밴드 라퍼커션과 비보이들이었다.

매장 앞에 도착하자 본격적인 공연과 함께 비보잉을 선보이며 분위기를 달궜다. 개점 시간 5초 전 “5, 4, 3, 2, 1”을 외치자 강남대로점의 문이 공식적으로 열렸다. 고객들은 쉐이크쉑 직원, 라퍼커션 멤버들과 하이파이브를 하며 매장 안으로 입장했다.

▲25일 서울 강남구 쉐이크쉑 강남대로점 2층 매장 모습. (문현호 기자 m2h@)
▲25일 서울 강남구 쉐이크쉑 강남대로점 2층 매장 모습. (문현호 기자 m2h@)

매장 안은 전체적으로 그린, 우드톤으로 꾸며졌다. 매장 곳곳에 세계적 아티스트 장줄리앙과 협업한 아트워크가 걸려 있어 눈도 즐겁게 했다. 2층으로 올라가자, 벽면 한쪽엔 대형 화면을 마련해 다채로운 영상들이 나왔다.

SPC가 운영하는 쉐이크쉑은 2016년 7월 국내 1호점 열고 수제버거 돌풍을 이끌었다. 수제버거 인기의 원조 격인 쉐이크쉑이 기존 신논현역 부근에서 강남역 쪽으로 자리를 옮겼다. 새 매장은 2층 건물 440㎡, 143석으로 기존 강남점보다 규모를 크게 키웠다.

쉐이크쉑 관계자는 “유동 인구가 많은 강남 특성에 맞게 매장 규모를 늘리고, 리뉴얼에 공들인 플래그십 매장”이라며 “소비자들에게 완전히 새로운 브랜드는 아니지만, 한정메뉴 출시와 다양한 협업 등 수제버거 인기를 이끈 명성을 이어갈 수 있도록 고객에게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쉐이크쉑 강남대로점 오픈을 기점으로 ‘강남대로 버거 전쟁’ 달아오르게 됐다. 신논현역~강남역 사이에는 bhc가 운영하는 ‘슈퍼두퍼’와 한화갤러리아가 지난 6월 국내에 들여온 ‘파이브가이즈’ 1호점이 나란히 있다. 쉐이크쉑 강남대로점과 파이브가이즈 1호점은 불과 160m로 인접해 도보로 2분 거리다. 파이브가이즈와 슈퍼두퍼도 약 280m 거리로 매우 가깝다.

▲25일 서울 강남구 파이브가이즈 1호점 앞에 사람들이 줄을 서고 있다. (문현호 기자 m2h@)
▲25일 서울 강남구 파이브가이즈 1호점 앞에 사람들이 줄을 서고 있다. (문현호 기자 m2h@)

파이브가이즈 1호점은 문을 연 지 두 달여 지났지만 여전히 오픈 효과를 누리는 듯 보였다. 개점 시간을 20분 앞둔 오전 10시 40분에도 매장 앞 원격 대기 시스템 화면(테이블링)에는 298팀이 대기 상태였다.

노원구에서 온 유원상(42)씨는 “파이브가이즈 버거를 먹기 위해 휴가까지 쓰고 왔다”며 “조금만 늦어도 대기가 길다고 해 오전 7시쯤 이곳에 왔다. 그런데 이미 대기만 30팀이 넘었다”고 초조한 모습이었다.

한화갤러리아 관계자는 “파이브가이즈 1호점은 오픈 1주일 이후 일주일간 햄버거 1만5000개, 버거가 하루 평균 2000개꼴로 팔렸다“며 “현재도 고객들에게 큰 인로 매일 판매량이 엄청나다”고 밝혔다.

▲25일 서울 강남구 슈퍼두퍼 강남점 매장 모습. (문현호 기자 m2h@)
▲25일 서울 강남구 슈퍼두퍼 강남점 매장 모습. (문현호 기자 m2h@)

반면 지난해 11월 처음 문을 연 이후 약 9개월 만에 버거 22만 개를 팔았던 슈퍼두퍼는 다소 한산했다.

슈퍼두퍼 운영사인 bhc 관계자는 “슈퍼두퍼는 다른 버거 브랜드 매장보다 다소 시간이 지나 상대적으로 한가한 편”이라며 “슈퍼두퍼도 계속해서 매출이 잘 나오는 편”이라고 했다.

하지만 오전 10시 30분 오픈 이후 점심시간에 가까워진 12시 즈음에도 매장은 손님보다는 빈자리가 훨씬 많았다. 2층에는 거의 손님이 없었다.

8월 말 현재 강남대로 버거 대전에서 슈퍼두퍼 보다는 미국 3대 버거인 쉐이크쉑ㆍ파이브가이즈가 강세임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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