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24일 후쿠시마(福島) 오염수 방류를 시작하면서 백화점과 대형마트 업계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오염수 이슈로 수산물 제품 판매는 당장 줄어들 가능성이 큰데다, 9월 추석 대목을 앞둔 상황에서 준비된 수산물 선물세트마저 매출이 줄어들까 노심초사하는 상황이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정부의 일본산 수산물 수입규제 조치 유지에도 불구, 오염수 방류로 수산물 구입을 꺼리는 분위기는 고조되고 있기 때문이다. 당장 유통업계는 ‘방사능 검사’ 등을 철저히 해, 소비자 우려를 불식시킬 방침이나 현장 소비자들은 이미 수산물 매대 근처도 가까이 가지 않는 모습이다.
전날 서울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만난 박모씨는 저녁 찬거리로 해산물을 보러왔다가, 그냥 발길을 되돌렸다. 박씨는 “일본 오염수가 방류되면 결국 물은 다 돌고 섞일 수밖에 없는 것 아니냐”며 “(정부는) 문제가 없다고는 하지만 완전히 믿기도 쉽지 않아 앞으로 생선 구매가 망설여진다”고 했다.
이에 백화점과 대형마트는 방사능 수치 검사를 확대하는 등 안전관리 강화에 나서고 있다. 이마트는 방사능 안전관리 체계를 총 4단계(평시·주의·경계·심각)로 나눠 관리하고, 검사 건수도 25%에서 50%로 늘려 샘플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일본의 오염수 방류 후엔 안전관리 대응 단계를 상향, 주별 검사 건수를 확대한다. 이마트 관계자는 "현재 물류센터에서 휴대용 방사능 검사기로 수산물 검사를 한번 한 뒤, 상품 안전센터에서 정밀 검사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롯데마트는 올 2월부터 오염수 방류 대응 전략을 수립하고 수산물 입고 단계별로 안전성 검사를 시행 중이다. 롯데안전센터가 분기별 1회 하던 샘플 검사를 주 4회로 확대했고 오염수 방류 이후엔 검사 횟수를 더 늘린다. 홈플러스는 아예 위험 요소를 초소화하기 위해 2011년 후쿠시마 사태 이후 일본산 수산물은 취급하지 않고 있다. 오염수 방류가 시작되면서 국내산 수산물을 공급하는 모든 업체에 상품 검사서를 함께 제출하도록 의무화할 방침이다.
백화점 업계도 비슷한 조치를 통해 소비자 불안을 잠재우려 애쓰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2011년 이후 일본산 수산물을 취급하지 않고 있다. 그럼에도 국립수산물품질관리원 수산물 방사능 조사 결과를 정기적으로 체크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도 국내산 수산물의 경우 정기적으로 방사능 검사를 진행하는 지역 수협 위판장에서만 상품을 수매하고 있다. 자사 상품과학연구소에서 추가로 방사능 검사를 진행해 방사능 리스크 대비하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점포별로 간이 방사능 측정기 구비를 완료, 일부 물량에 대해 안전성 검사를 시행하고 있다. 오염수 방류 이후 식품연구소의 고성능 방사능 측정기도 활용할 방침이다.
다만 추석 대목을 앞두고 비축한 수산물 선물세트가 복병이다. 이미 사전 예약판매에 돌입한 추석 대목 선물세트의 수요 급감이 우려되는 상황인 것.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는 "추석 선물 수산물 구성품은 오염수 이슈 이전 이미 비축된 물량"이라며 "그럼에 철저한 방사능 검사를 통해 소비자 불안을 해소하고 수산물 안정성에 심혈을 기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