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매출 중 자사몰 비중은 아직 미미"
쿠팡과 CJ제일제당의 납품단가 싸움이 격화하면서 식품사들이 잇달아 자사 온라인몰 육성을 통한 판매 채널 다각화에 나서고 있다. 특정 온라인 유통사 위주로 시장 점유율이 쏠릴 경우 납품가 갈등에 따른 부담이 커지는 탓이다. 또한 자사몰을 통해 유통 마진을 줄일 경우, 타 유통 채널에 비해 경쟁력이 커질 수 있다는 판단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주요 식품업체들은 자사몰을 새로 선보이거나 기존 플랫폼 리뉴얼에 힘쓰고 있다. 자사몰에 신제품을 우선 선보이거나 전용 자체 브랜드(PB)를 출시하는 방식을 통해 차별화를 꾀하는 모습이다.
최근 새롭게 자사몰을 선보인 곳은 아워홈이다. 아워홈은 기존 운영하던 아워홈몰에 이어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한 식자재 주문 플랫폼 '밥트너(Bobtner)'를 내놨다. 밥트너는 '밥(Bob)'과 '파트너(Partner)'의 합성어다. 식자재 추천부터 원가 비교, 메뉴별 레시피까지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점이 경쟁력이라는 설명이다.
자사몰을 도입 이후 가장 눈에 띄는 성과를 낸 곳은 hy(옛 한국야쿠르트)다. hy는 2020년 건강음료와 식품 중심으로 운영하던 온라인몰 '하이프레시'를 개편해 '프레딧'으로 거듭났다. 프레딧은 하이프레시에서 판매하던 기존 품목에 더해 신선식품, 밀키트, 화장품, 건강기능식품까지 품목을 확대했다.
hy에 따르면 프레딧 매출액은 2020년 520억 원에서 2021년 700억 원, 2022년 1170억 원으로 매년 성장 중이다. 출시 첫해와 비교해 지난해 매출액이 2배 이상 증가한 것이다. hy 전체 매출액 중 프레딧 플랫폼 비중은 10.6% 수준이다.
쿠팡과 갈등 중인 CJ제일제당 또한 2019년 선보인 자사 온라인몰 ‘CJ더마켓’이 매년 성장하고 있다. 회사 측에 따르면 지난해 전년 대비 매출 신장률은 20% 수준이다. 출시 첫해와 지난해 매출을 비교하면 379%(4.8배) 성장했다는 설명이다. 지난해 8월 기준 누적 고객 수는 300만 명을 넘어섰고, 배송 상품 수도 1억 개를 돌파했다.
CJ제일제당은 신제품을 CJ더마켓에 먼저 선출시하는 방식으로 자사몰의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 이달에도 비비고, 햇반 컵반 등 신제품 13종을 CJ더마켓과 신세계 유통 3사에만 두 달이나 먼저 출시해 수요를 확보했다.
KGC인삼공사는 ‘정관장몰’을 운영 중이다. 이달에는 정관장몰 첫 자체 브랜드(PB)인 '정몰초이스 글루타치온'을 출시하는 등 오프라인 채널 대비 차별점을 강화하고 있다. 성장세도 꾸준하다. 출시 첫해인 2017년 33억 원 수준이었던 정관장몰 매출은 지난해 346억 원으로 10배 이상 커졌다.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 330억 원과 비교해도 4.8%가량 증가한 수준이다.
동원F&B는 2021년 내부 온라인 사업조직을 모아 동원미디어푸드를 설립하고 ‘동원몰’과 ‘더반찬&’을 운영 중이다. 특히 동원몰의 경우 자체 라이브 커머스 채널 'D Live(디 라이브)'를 통해 모바일 판매 영역도 확대하고 있다.
롯데웰푸드는 우유와 가정간편식 등을 판매하는 ‘푸드몰’, 제과 제품을 주문할 수 있는 ‘스위트몰’을 각각 운영 중이다. 롯데칠성음료는 칠성몰을 통해 음료 제품과 생수 등을 판매 중이다. 아직 전체 매출에서 자사몰이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 않지만, 매년 두 자릿수 수준의 매출 증가율을 기록하고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쿠팡 등 대형 온라인 유통 채널을 무시할 수는 없지만, 각사 모두 판매 수단 다각화의 필요성을 인지하고 있다”며 “다만 자사몰을 통한 매출이 아직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미미한 터라, 고객 유인을 위한 차별화한 방법이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