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설레임ㆍ티코ㆍ월드콘도 '인기'
지구촌이 국내 업체들이 만든 ‘K아이스크림’으로 더위를 식히고 있다. 국산 아이스크림 수출량은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로 매년 역대 최대 기록을 경신 중이다.
17일 관세청에 따르면 올 상반기 국내 빙과업체들의 아이스크림 수출액은 약 5900만 달러(한화 약 791억 원)로 역대 최대로 집계됐다. 전년 같은 기간 수출액인 4900만 달러와 비교하면 20.4% 증가한 수준이다.
수출 중량 기준으로도 반기 기준 역대 최대 신기록을 세웠다. 올 상반기 아이스크림 수출 물량은 전년 동기보다 15.6% 증가한 1만8000톤(t)이었다. 국가별로는 미국(1900만달러), 중국(700만달러), 필리핀(600만달러), 캐나다(500만달러) 등 순으로 수출액이 많았다.
아이스크림 수출 선봉장에는 빙그레가 서 있다. 빙그레는 올 상반기 수출액 775억 원을 달성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27% 성장한 수치다. 이 중 주력 수출품인 아이스크림이 차지하는 비중은 60% 수준이다.
특히 ‘메로나’는 이 기간 해외 매출 약 290억 원을 기록했다. 올 상반기 국내 매출은 220억 원 수준인데, 해외 수출액이 더 큰 것. 전체 아이스크림 수출에서 메로나는 36.7% 비중을 차지한다. 수출 아이스크림 3개 중 1개는 메로나인 셈이다.
메로나 최대 수출국은 미국(1900만 달러)이다. 이어 중국(12.2%), 필리핀(10.3%), 캐나다(8.4%), 베트남(5.1%) 등 순이다. 올 상반기 메로나를 수출한 국가는 총 49개국이다.
메로나가 이처럼 지구촌 각국의 입맛을 사로 잡은 것은 빙그레만이 구현한 차별화한 맛에 있다. 빙그레 관계자는 “최대 수출국인 미국의 경우 기존 아이스크림들은 진하고 투박한 맛이 대다수인데, 메로나는 쫀득하고 청량한 과일 맛으로 새로움을 선사한다”며 “현지에 없는 맛이다 보니 한국 교민들 사이 먼저 인기를 끌었고, 입소문을 타고 점점 미국인들 입맛까지 사로잡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빙그레의 스테디셀러 ‘붕어싸만코’는 특히 베트남에서 인기가 높다. 빙그레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붕어싸만코 베트남 매출은 2년 전인 2020년 대비 65.6% 급증했다. 붕어싸만코는 현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없는 물고기 모양이 흥미를 끌어 인기를 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아이돌 등 한류열풍까지 더해져 현지에서 더욱 주목받는 것으로 보인다.
빙그레 관계자는 “메로나는 각 국가별로 선호하는 입맛에 맞춰 딸기, 망고, 코코넛, 타로, 피스타치오 등으로 다양화 했고, 심지어 집에서 퍼먹는 홈사이즈 신제품도 출시했다”며 “K콘텐츠 확산으로 한국 제품 인지도와 이미지가 상승한 것도 베트남 등에서 매출이 늘어나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설명했다.
롯데웰푸드 또한 미국, 중국, 대만 등 국가에서 아이스크림을 판매하고 있다. 전체 수출 실적은 공개하지 않고 있지만, 회사 측은 빙과 제품을 생산·판매하는 인도법인 ‘하브모어’의 상반기 실적이 988억 원으로 전년 동기(913억 원) 대비 8.2% 증가했다고 밝혔다.
국가별 제품 선호도를 보면, ‘설레임’은 중국에서 티코는 대만 등 중화권에서 인기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월드콘’은 인도에서 잘 팔린다.
롯데웰푸드 관계자는 “설레임의 경우 짝퉁 제품이 등장할 정도로 중국 현지에서 엄청난 인기”라며 “중국을 포함해 빙과류 해외 수출 실적은 매년 성장세”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