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손해보험사들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소폭 악화한 가운데 집중호우, 태풍 등 영향으로 손해율이 더 올라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하반기 기대됐던 자동차보험료 인하 여부에 변수가 생겼다는 분석이다.
10일 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국내 11개 손보사들(메리츠·한화·롯데·MG·흥국·삼성·현대·KB·DB·AXA·하나)의 자동차보험 손해율 누계 평균은 82.45%다. 전년 동기(80.7%) 대비 1.8% 상승했다.
전년 대비 소폭 높아진 수치지만 시장점유율의 90%에 달하는 ‘빅4’(삼성화재·현대해상·DB손보·KB손보)를 보면 보다 안정화된 수치로 집계됐다. 4개 손보사의 상반기 평균 손해율은 77.1%로 전체 평균을 밑돌았다. 회사별로는 각각 삼성화재 77.1%, 현대해상 77.4%, DB손보 76.9%, KB손보 77.0%를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 손해율 호조가 이어지자 하반기에 자동차 보험료의 추가 인하에 기대감이 실렸다. 더구나 내년 총선을 앞두고 있어 소비자물가 영향을 주는 자동차보험료는 인하 가능성이 점쳐졌다.
다만 극한호우에 이어 태풍 카눈의 영향으로 변수가 생겼다는 분석이다.
특히 태풍은 강풍으로 인한 사고가 많아 손해액 상승이 더욱 예상된다. 현대해상 교통기후환경연구소는 2018년~2022년 5년간 20개의 태풍이 발생한 기간 자동차보험에 접수된 9500여건의 피해를 분석한 결과 피해 건수 기준 강풍으로 인한 사고가 호우로 인한 사고보다 더 많은 피해를 발생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5년간 태풍의 강풍으로 인한 피해는 약 6500건으로, 전체 피해의 68%를 차지했다. 호우로 인한 피해는 약 3000건(32%)이었다.
또한 호우로 인한 침수 피해가 발생하면 전부손해(전손) 처리하는 경우가 많아 피해 정도가 큰 것으로 파악됐다. 강풍으로 인한 피해는 부분손해(분손)가 98%, 전손 피해가 2%에 그쳤지만, 호우로 인한 피해 시 전손 피해가 74%에 달했다.
지난해에도 태풍 피해로 자동차 침수가 다수 발생했다. 작년 8월 태풍 ‘힌남노’가 국내를 휩쓸고 지나가면서 차량 침수 5887건(손해금액 약 478억 원) 피해를 남겼다. 힌남노 피해로 지난해 9월 손해보험사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0.9~2.6%포인트(p) 올라 83.4%까지 상승했다.
손보업계 관계자 “지난 6-7월 침수피해가 컸는데 누적이 된 자료로 추산돼야 피해 금액이나 손해율 규모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라며 “보험료도 피해 예상 규모에 따라 산정될 것으로, 업계는 연말까지 손해율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