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넷플릭스 자회사 특수효과 스튜디오 유치 성과
올해 세계 1위 풍력터빈기업 ‘베스타스’ 아태본부 유치
구본희 인베스트서울(Invest Seoul) 대표는 10일 본지와 만나 “인베스트서울에서 해외 투자자들에게 적극적인 투자 유치 활동으로 서울과 관련한 비즈니스 정보를 종합적으로 제공하면 국내 기업도 성장하게 된다”라며 “기업이 성장하면 아무래도 여러 가지 인적·물적 자원도 수반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결국 서울시 전체 산업 생태계가 커지는 선순환을 이끄는 구조”라고 강조했다.
인베스트서울은 2030년까지 서울 외국인 직접투자(FDI)를 연 300억 달러(한화 약 40조 원)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로 지난해 2월 설립된 서울시 산하 투자유치 전담기구다. 인베스트서울은 서울에 투자하고 싶은 해외 글로벌 기업이나 자본들에 시장 분석, 기업 유치, 투자 등 종합적인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투자유치 전 과정을 총괄한다. 특히 오세훈 서울시장이 발표한 ‘서울 비전 2030’에서는 인베스트서울을 글로벌 도시경쟁력 강화를 위한 핵심전략으로 제시하기도 했다.
구 대표는 “과거에는 해외 자본이나 기업들이 서울에 어떠한 산업이 있고 투자를 할 만한 기업들이 어디에 있는지 정보를 알 수가 없었다”라며 “인베스트서울은 해외 투자자들이 서울에서 비즈니스를 하면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는 정보들을 제공하고, 또 서울에 계속해서 들어올 수 있는 관문을 만들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해 인베스트서울은 넷플릭스 자회사 ‘아이라인 스튜디오’ 서울 유치라는 큰 성과를 냈다. 아이라인 스튜디오는 서울에 특수효과 영상 스튜디오를 신설한다. 또 앞으로 5년간 1억 달러(한화 약 1300억 원)의 투자와 최소 200명의 신규 인력 채용을 약속했다.
구 대표는 “넷플릭스 아이라인 특수 효과 스튜디오 유치는 투자 규모도 만만치 않을 뿐만 아니라 특수효과를 전담하는 전문가를 내는 고용창출 효과도 가져오게 됐다”라며 “특히 기업들에 서울이 스튜디오를 만들 정도로 괜찮은 곳이라는 인식도 심어주고, 또 그 인식을 주는 출발점이 될 수 있어서 굉장히 의미가 크다”고 강조했다.
올해 인베스트서울은 세계 1위 풍력발전 터빈기업 덴마크 ‘베스타스’의 아시아·태평양 지역본부 서울 유치도 성공했다. 베스타스는 9월 아시아·태평양 지역본부를 싱가포르에서 서울로 이전하고, 핵심 설비·부품 생산 공장을 내년 초부터 국내에 착공할 계획이다. 앞서 올해 1월 윤석열 대통령이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 참석을 위해 스위스에 방문했을 당시 베스타스는 한국 정부에 3억 달러 규모의 투자를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구 대표는 “싱가포르나 홍콩에는 지리적 특성, 영어의 수월성 등의 장점으로 많은 기업의 아시아·태평양 지역본부가 있다”라며 “세계적인 기업이 싱가포르에서 서울로 아태본부를 이전해온다는 것 자체가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의 서울의 발전 가능성, 서울의 미래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평가한 것이라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구 대표는 은행에서 20년 넘게 근무하며 외환딜러, 채권투자, 해외 글로벌 사업 등을 담당한 이른바 ‘금융통’이다. 그는 “좋은 서울 기업들이 어떻게 하면 해외 투자자들에게 어필하고, 또 해외 투자자들의 니즈가 무엇인지도 파악하는 데 저의 경험이 큰 도움이 되고 있다”라며 “특히 독일에서 근무하며 유럽 법인장도 맡은 경험으로 해외 기업들과 한국 기업들이 어떻게 하면 협업을 할 수 있을까, 기업들이 어떻게 하면 성장할 수 있을까에 대해 재무적인 관점으로 바라보게 된다”고 전했다.
해외 투자자들에게 서울은 매력적인 투자처로 떠오르고 있지만, 투자 환경에서는 개선해야 할 부분도 많이 있다. 주로 싱가포르·홍콩과 상대적으로 비교해봤을 때 높은 법인세율, 부족한 금융지원시설 등이 개선할 점으로 꼽힌다.
앞서 오세훈 서울시장은 올해 3월 영국 런던 증권거래소에서 열린 '2023 런던 컨퍼런스'에 참석해 “해외 금융기업에는 취득세와 재산세를 50%씩 감면하고, 법인 소득세는 3년간 면제, 그 후 2년간은 50% 감면받을 수 있도록 법 개정을 추진 중”이라며 “여의도 내 축구장 7개 크기의 금융지원시설도 공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구 대표는 “홍콩와 싱가포르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우리나라의 투자 환경이 아직 부족한 부분이 있다”라며 “싱가포르의 경우 법인세는 업종별·사업 부문별로 우리나라보다 훨씬 더 낮은 세율을 매긴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중장기적인 과제를 가지고 서울에서 어떻게 사업을 좀 더 원활하게 하고, 투자를 받기 좋은 환경을 만들 수 있는지 더 고안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최근 인베스트서울은 미주·유럽·동남아 등의 투자자뿐만 아니라 중동 투자자들에게도 서울을 널리 알리고 있다. 지난해 9월에는 시 차원에서 처음으로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 2곳을 초청해 서울 유니콘 기업에 대한 투자유치와 협력방안을 모색하기도 했다.
구 대표는 “최근 2~3년 사이에 중동 투자자들이 떠오르면서 우리도 공을 많이 들이고 있는 상황”이라며 “10월에는 중동 두바이에 유명한 서울 기업과 함께 가 투자자들과 미팅도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조금이라도 노력을 더 하면 해외에 있는 기업이나 투자자들은 서울에 들어올 것으로 생각한다”라며 “서울시의 전략 산업인 콘텐츠·패션·뷰티 등에 집중해 전체 산업 생태계를 키워가겠다”고 강조했다.
출범 2주년을 달려가고 있는 인베스트서울은 앞으로도 ‘투자하기 좋은 서울’을 널리 알리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구 대표는 “현재 실질적으로 서울에 있는 기업과 시민들에게 현실적인 도움이 되는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투자 유치뿐만 아니라 글로벌 인재들이 서울에 왔을 때 좀 더 살기 편한 도시가 되어야 하므로 해야 할 일이 앞으로도 많다”고 말했다. 이어 “인베스트서울이 서울시 경제 산업 생태계에 정말 도움이 되는 조직으로 자리매김하도록 노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