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 철수’ 잼버리 특수 잃은 유통가, 반전 카드는…

입력 2023-08-08 20:00 수정 2023-08-20 0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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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잼버리 참가 스태프들이 새만금 행사장 내 GS25에서 상품을 구매하고 있다. GS25는 시중보다 비싼 가격으로 '폭리 논란'을 빚자, 금새 가격을 인하했다. (사진제공=GS리테일 )
▲잼버리 참가 스태프들이 새만금 행사장 내 GS25에서 상품을 구매하고 있다. GS25는 시중보다 비싼 가격으로 '폭리 논란'을 빚자, 금새 가격을 인하했다. (사진제공=GS리테일 )

말도 탈도 많았던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이하 잼버리)'가 제6호 태풍 '카눈'의 북상으로 결국 조기 철수가 확정되면서 관련 기업들의 침통함도 크다.

8일 정부와 잼버리 조직위원회 등에 따르면 이미 전날 퇴영한 영국과 미국을 제외한 156개국, 3만6000여명의 참가자는 8일 오전 10시부터 순차적으로 야영지를 떠나 수도권 등 전국 8개 시도로 이동했다.

잼버리는 대회 첫날부터 대회 조직위원회의 '부실한 준비'로 인해 파행이 우연히 아닌 필연이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낮 기온이 35도를 웃도는 폭염에 스카우트 대원들이 쉴 수 있는 휴게소는커녕 천으로 겨우 가린 샤워실로 인해 '성추행 논란'까지 불거질 정도였다. 열악한 환경으로 인해 지친 대원들은 하나둘 쓰러지기 일보 직전 상태에 내몰렸다. 결국 100여명의 온열질환자가 발생하고 시원한 생수조차 구하기 힘들어지면서 잼버리 참가국 곳곳에서 불만이 터져 나왔다.

이런 가운데 '잼버리 특수'를 노렸던 기업들의 폭리도 도마 위에 올랐다. 대표적인 곳이 GS리테일이다. 이 회사가 운영하는 편의점 GS25는 잼버리에서만 제품 가격을 시중 일반 점포보다 비싸게 책정, 바가지 논란에 휩싸였다. 시중 2300원인 코카콜라(500ml)를 2500원에, 700원짜리 얼음을 1500원에 파는 등 폭리를 취했다는 불만이 대원들의 SNS를 통해 삽시간에 퍼졌다.

GS리테일 측은 "잼버리 현지 물류 사정 등이 여의치 않아, 일부 상품을 약 10% 인상된 가격에 판매했지만, 지난 6일부터는 대회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모든 상품을 시중 가격으로 판매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이번 잼버리 유일 편의점 업체가 사실상 폭리를 취했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됐다.

'곰팡이 달걀' 논란을 야기한 아워홈도 식음 서비스를 통해 글로벌 이미지를 높이려 했으나, 되레 이미지 손상이란 부메랑을 맞게 됐다. 연일 이어지는 폭염으로 식재료 손상이 계속 우려되자, 결국 구지은 부회장까지 나서서 현장을 진두지휘하며 최선을 다하기 시작했다. 각고의 노력 끝에 더 이상의 식재료 손상 논란은 없었지만, 아워홈으로선 잼버리가 참가로 인해 득보다 실이 많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그럼에도 잼버리 기간 계속된 폭염과 식수 문제 해결에 가장 먼저 나선 곳도 유통·식음료 기업이다. 폭리 논란을 야기한 GS리테일은 4일부터 매일 4만 개씩, 대회기간 생수 45만 개를 무상 지원키로 했다. 또 그늘 텐트, 핸드폰 무료 충전, 냉방 설비도 추가 지원했다. 이마트도 4일부터 생수 8만여 병을 긴급 지원, 매일 약 10만 개의 생수를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SPC그룹도 5일부터 매일 파리바게뜨 아이스바와 SPC삼립 빵을 각각 3만5000개씩(일 7만 개) 제공하기로 했다.

이런 지원에도 잼버리 조기 철수가 최종 결정됐고, 대원들이 수도권 등으로 이동하자, 이번엔 문화체험 등 사후 지원에도 적극 나서기 시작했다. 롯데그룹 계열 롯데호텔앤리조트는 조기 퇴영한 영국 참가자들을 위해 한국 문화 체험 프로그램을 가동했다. 또 롯데 유통군은 전국재해구호협회와 협력해 이재민 심리 상담·치료에 활용되는 '힐링버스'를 긴급 지원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각국 스카우트 대원들이 희망할 경우 잼버리 기간과 상관없이 국내 체류기간 동안 백화점 내 미술관 관람 등 다양한 K-콘텐츠 체험 프로그램을 지원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현대백화점은 수도권 각 점포별로 5명 내외 태스크포스(TF)도 꾸렸다. 또 청평 소재의 인재개발원 연수원을 스카우스 대원 숙소로 지원한다. 연수원 내 식사 제공과 전통문화 체험, 체육 활동 등도 마련했다.

현대백화점그룹 관계자는 “새만금 잼버리 현장을 떠나 남은 일정을 수도권에서 보낼 참가자들이 마지막까지 한국에서 소중한 경험과 기억을 가지고 돌아갈 수 있도록 다양한 대체 프로그램을 마련해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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