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교육부는 지난달 24일부터 이날까지 진행한 이 같은 내용의 '교육부·서울시교육청 합동조사' 결과를 발표하며 "소위 '연필 사건'으로 불리는 학생 간의 사안은 확인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연필 사건'이란 지난달 12일 오전 수업 중 B학생이 A학생 가방을 연필로 찌르자, A학생이 그만하라며 연필을 빼앗으려다 자신의 이마를 그어 상처가 생긴 사건을 말한다.
교육 당국의 합동조사 결과, '연필사건' 발생 당일 학부모가 고인의 휴대폰으로 여러 번 전화를 건 사실이 확인됐다.
합동조사단은 브리핑에서 "고인은 자신이 알려주지 않은 휴대폰 번호를 해당 학부모가 알고 있다는 사실에 대해 불안감을 느낀다고 동료교원에게 말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다만 학부모가 고인의 휴대폰 번호를 알게 된 경위, 담임 자격 시비 폭언이 있었는지 여부 등은 경찰 수사를 통해 확인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고인이 학급 내 부적응학생 생활지도 등으로 업무 스트레스를 받았던 사실도 확인됐다. 합동조사단은 "실제 학기 초부터 문제행동 학생으로 인해 생활지도에 어려움이 있었고 학기 말 업무량이 많았음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앞서 고인이 교실 교체를 요구했지만 학교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과 관해 교육 당국은 "무작위로 배정된 것"이라면서도 "다만 고인이 수업공간 부족에 따른 비선호교실을 사용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또, 교육 당국은 고인이 담당했던 나이스(NEIS) 관련 업무와 1학년 담임 배정이 본인의 희망에 따른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합동조사단은 지난달 27~28일 서이초 교원 6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도 발표했다. 조사 결과, 응답자 41명의 49%는 교권 침해를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70%는 월 1회 이상 학부모의 민원과 항의를 경험했다고 밝혔으며, 월 7회 이상 경험했다고 밝힌 응답자도 6명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담임 외 업무 병행, 과밀학급, 지나친 간섭과 막말 등 학부모 응대에 어려움이 있다"고 답했다.
한편, 교육부는 합동조사가 방학 기간에 이뤄지고 고인의 업무용 컴퓨터, 학급일지 등이 경찰에 이미 제출돼 조사에 한계가 있었다는 입장이다. 교육부는 이번 조사에서 밝히지 못한 부분은 경찰에서 철저히 수사해줄 것을 당부했다.
장상윤 교육부 차관은 "교육부는 교단에 선 지 얼마 되지 않은 새내기 교사의 죽음에 대해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다시는 이러한 안타까운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학교 공동체의 다양한 목소리를 경청하고 실효성 있는 대안을 마련해 무너진 교권을 바로 세워 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