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음료·외식 가격 줄줄이 상승 우려
흰우유와 발효유 등의 원료인 원유(原乳) 가격이 리터(ℓ)당 88원 오른다.
올해 인상 폭은 '원유 가격 연동제'가 시행된 2013년 첫해에 106원 오른 후 가장 큰 상승 폭이다. 원유 가격 연동제는 생산비와 물가상승률 등을 고려해 원유 가격을 결정하는 제도를 말한다.
28일 낙농진흥회에 따르면 전날 열린 원유 기본가격 조정 협상 소위원회 11차 회의에서 낙농가와 유업계는 이런 인상안에 합의했다. 인상분은 10월부터 적용한다.
낙농가와 유업계는 올해 원유 가격 인상을 두고 갈등을 빚어왔다. 낙농가는 인건비, 사료 등 각종 제반 비용 상승을 이유로 가격 인상을 주장했고 유업계는 제품 가격을 유지하려면 최소 폭으로 올려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이번 인상으로 흰우유 등 신선 유제품 원료인 '음용유용 원유'는 ℓ당 88원 올라 1084원이 된다. 치즈 등 가공 유제품에 사용하는 '가공유용 원유'는 ℓ당 87원 올라 887원이 된다.
낙농진흥회는 음용유용 원유 가격은 ℓ당 69∼104원 범위에서, 가공유용 원유 가격은 87∼130원 수준에서 인상 폭을 결정할 계획이었다. 음용유는 범위의 중간 수준, 가공유는 최저 수준에서 가격 인상 폭이 정해진 것이다.
이번 가격 상승으로 흰우유의 가격은 3000원을 넘길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에도 원유 가격이 ℓ당 49원 오르자 유업체들이 흰우유 소비자가격을 10% 정도 올렸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서울우유협동조합의 흰우유 1ℓ 가격은 대형마트 기준 2800원대로 올랐고, 매일유업의 900㎖짜리 흰우유 제품 가격은 2610원에서 2860원으로 인상됐다.
올해 인상 폭이 지난해보다 큰 만큼 업체들은 흰우유 가격을 10% 이상 올릴 가능성이 커 3000원을 넘게 되는 것이다.
원유 가격 인상은 이를 사용하는 식음료 제품 전반의 가격도 올릴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에도 원유 가격 상승 이후 일부 업체가 아이스크림 가격을 20%가량, 과자도 10% 수준으로 올렸기 때문이다.
완제품뿐 아니라 커피, 베이커리 등 외식 업체들도 제품 가격을 조정할 여지가 있다.
다만 정부가 유업체들에 제품 가격 인상 자제를 압박하고 있어 흰우유 등의 소비자 가격은 우려만큼 오르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