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용 펌프·밸브 제조기업 영풍정밀이 이차전지 소재 사업 광풍의 수혜를 톡톡히 보고 있다. 전기차 배터리 수요 증가에 기존 설비를 확장하는 기업들과 리튬과 니켈 등 새로 전기차 배터리 소재에 뛰어든 중소중견 업체들이 많아지면서 설비 구축에 필수인 펌프와 밸브 수요가 커지고 있어서다.
여기에 사우디아라비아 아미랄 향 수주에 국내 최대 석유화학 프로젝트 '샤힌 프로젝트'까지 이어지면서 고속성장을 지속할 전망이다.
27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영풍정밀의 상반기 실적 상승은 기존 고객사들의 이차전지 소재 설비 확장과 신규 업체들의 사업 진출에 따른 것이다.
영풍정밀의 상반기 매출액(잠정치) 651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5.4%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110억 원으로 130.1% 늘었다. 당기순이익도 170억 원으로 71.0% 성장했다.
지난해 매출액이 890억 원, 영업이익 119억 원으로 좋았던 것을 고려하면 올해 매출 1000억 원 돌파도 가능해 보인다.
영풍정밀 관계자는 "전량 수주산업이다 보니 영업을 열심히 한 것도 있고, 화학 쪽 업황이 좋았다"며 "이차전지 설비 공장을 지을 때 펌프와 밸브는 필요하다"고 말했다.
영풍정밀은 부식과 마모가 심한 석유화학공장 등에서 프로세스용으로 사용되는 산업용 펌프와 유체·기체·분체의 이송 배관에 사용되는 밸브 제조가 주력이다.
펌프는 기본적으로 액체를 이송하는 산업기계지만 사용 목적과 구동 방식에 따라 다양한 종류의 펌프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영풍정밀은 전통적인 산업인 정유공업과 석유화학, 화학, 식ㆍ음료, 금속제련 등의 산업뿐만이 아닌 최근 성장하고 있는 이차전지 관련 산업에 소요되는 원심펌프를 생산하고 있다.
영풍정밀의 실적 상승은 기존 전방산업인 화학 플랜트의 국내·외 공장 증설이 주효했고, 배터리 공장용 펌프, 밸브 수요도 본격화된 것도 도왔다.
올해는 국내 최대 석유화학 프로젝트인 '샤힌 프로젝트', 내년엔 현대건설 사우디 아미랄 향 수주가 지속되고, 황산니켈과 전구체, 양극재·음극재 공장용 펌프·밸브도 공급하면서 제품 수요가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관측된다.
에너지 전문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리튬이온 배터리 4대 소재 시장 규모는 549억 달러(약 70조 원)로 추정된다. 전기차 시장의 폭발적 성장에 힘입어 4대 소재 시장은 2025년 934억 달러(121조 원), 2030년 1476억 달러(192조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