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지 한켠 물류센터 건설…"올해 말 완공"
"하림의 '퍼스트 키친'은 밥, 국, 탕, 찌개류 등 가정식을 만드는 온 국민의 '공유주방'입니다."
20일 전라북도 익산 소재 하림의 퍼스트 키친에 들어서자 코 끝을 자극하는 풍요로운 음식 냄새가 느껴졌다. 밥을 짓고 육수를 끓이고 이와 함께 곁들일 튀김 등을 만드는 공정이 각각의 공간에서 분주히 이뤄지고 있었다. 마치 가정에서 요리하는 모습을 크게 확대한 듯한 모습이었다.
하림은 익산에 크게 2개 공장을 두고 있다. 한 곳은 가정간편식(HMR)을 만드는 퍼스트 키친, 다른 한 곳은 닭육가공 작업을 하는 육계 공장이다.
이날 방문한 퍼스트 키친은 전체 12만3429㎥(3만6500평) 규모로, 키친1~3으로 구성돼 있었다. 키친1은 육수, HMR, 육가공, 소스를 만드는 곳이며 키친2는 면류를 키친3은 즉석밥을 생산한다.
키친1에 들어서니 거대한 드럼통에 육수를 끓이는 장면을 엿볼 수 있었다. 생산 현장은 유리창 너머에서만 볼 수 있었지만 솔솔 풍겨오는 육수 냄새는 맡을 수 있었다.
20시간 동안 우려낸 이 육수는 더미식을 비롯한 하림 제품들의 밑바탕이 된다. '장인라면' 등 하림의 프리미엄 라면 제품을 반죽할 때도 물 대신 이 육수를 넣는다.
육가공 업체로 시작한 하림은 매일 신선한 닭을 공급받을 수 있는 만큼 이를 활용해 육수를 끓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키친2로 넘어가니 꼬불꼬불한 라면 면발이 한눈에 들어왔다. 하림 라면의 면은 튀기지 않고 말린 건면이다.
반죽한 면은 100도 이상 고압 스팀으로 찐 뒤 쫄깃한 식감을 위해 냉수로 빠르게 식힌다. 적당히 익은 면은 '제트 노즐' 공법으로 바람에 말린다. 이는 짧은 시간에 130℃ 강한 열풍으로 균일하게 건조한 후 저온으로 서서히 말리는 방식을 말한다. 면발 안에 수많은 미세공기층을 만들기 때문에 탄력 있고 잘 불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하림 관계자는 "장인라면은 사골과 소고기, 닭고기 등 신선한 육류 재료와 버섯, 양파, 마늘 등 각종 양념채소를 20시간 끓였다"며 "재료 본연의 맛과 향을 그대로 살리기 위해 형태도 분말이 아닌 국물을 그대로 농축한 액상을 고집했다"고 강조했다.
즉석밥을 만드는 키친3에서는 갓지은 밥냄새가 풍겼다. 더미식 즉석밥은 국내산 쌀과 물만 넣어 만든다. 첨가물은 넣지 않는다.
좋은 밥의 시작은 좋은 쌀을 골라내는 작업부터 시작한다. 하림은 깨짐 등 품질이 좋지 않은 쌀알은 레이저로 쳐내는 방식으로 골라낸다. 이어 밥을 지을 때는 사각형 포장 용기에 불린 쌀을 넣고 익힌다.
하림 측은 자사 즉석밥의 특징을 '눌리지 않은 고슬고슬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타사 제품의 경우 다 된 밥을 식히는 과정에서 냉수를 사용한다. 이 과정에서 온도 차이 때문에 제품 위 포장 비닐이 밥에 달라붙어 밥이 눌리게 된다.
하지만 하림은 온수로 천천히 뜸을 들이며 밥을 식히기 때문에 밥과 포장 비닐 사이에 공기층이 형성된다. 이런 공정을 통해 백미밥은 물론 귀리쌀밥, 메밀쌀밥, 흑미밥 등 10여 종의 즉석밥을 생산하고 있다.
하림 퍼스트 키친에서는 약 100종의 가정간편식을 만들고 있다. 그리고 자사 제품을 HMR 대신 '가정식 그 자체'라는 의미를 담아 'HMI(Home Meal Itself)'라고 이름 붙였다. 하림 관계자는 "공장 부지 안에 올해 말 완공 예정인 물류센터를 짓고 있다"며 "공장이 완공된다면 신선한 재료를 쓴 제품을 더욱 빠르게 배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