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적인 집중호우로 차량 침수 피해가 잇따르면서 중고차 시장에 침수차가 유통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에 중고차 업계가 책임 보상제 등의 대책을 통해 시장 영향을 최소화하고 있다.
17일 손해보험협회 등에 따르면 지난달 27일부터 이날 오전 9시까지 손해보험사에 접수된 자동차보험 차량 침수 피해 신고는 995건이다. 14~16일 폭우가 집중된 충청도가 274건으로 가장 많았고 경기도(172건), 광주광역시(110건), 경북(93건), 전남(79건), 전북(77건) 등이 뒤를 이었다.
최근 5년으로 기간을 확대하면 자동차 침수 사고는 3만 건을 웃돈다.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침수사고는 3만4334건에 이르며 이중 침수전손은 2만5150건, 침수분손은 9184건으로 집계됐다. 특히 작년의 경우 올해 같은 집중호우와 태풍 힌남노로 인해 사흘간 1만6187건의 침수피해가 발생하기도 했다.
자동차관리법에 따르면 침수전손 처리된 차량은 30일 이내에 폐차하도록 하는 등 판매가 금지돼 있다. 하지만 분손차량은 계속 거래가 가능해 중고차 구매 시 침수차량 조회 서비스 등을 통한 소비자의 확인ㆍ주의가 필요하다.
이에 중고차 업계는 차량 가액 전액 환불과 추가 보상금 등 혹시 모를 침수차 구매를 우려하는 소비자를 위해 안심 보상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직영중고차 플랫폼 케이카(K Car)는 소비자가 9월 30일까지 자사에서 차량을 구매한 후 90일 이내 침수 이력이 있는 차로 확인되면 차량 가격과 이전비용 전액 환불은 물론 추가 보상금 500만 원을 지급한다.
케이카 관계자는 “장마 기간 특히 자동차의 내·외부 사고 및 교체, 엔진, 변속기 등 성능 진단을 비롯해 침수, 자기 진단, 도막 측정 등을 철저하게 진행하며 침수차를 매입하지 않는다”며 “그럼에도 소비자들의 우려를 100% 해소하고자 해마다 침수차 안심 보상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자동차 유통ㆍ관리 기업 오토플러스의 중고차 브랜드 리본카도 침수차 책임보상을 시행하고 있다. 차량 구매 후 90일 이내에 침수차로 판명될 경우 차량 가격 전액은 물론 취등록세 300%를 환불하며 800만 원의 추가 보상금도 지급한다.
리본카는 직영 중고차 상품화 공장 ATC(AUTOPLUS Trust Center)에서 260가지에 달하는 차량 정밀점검으로 침수차 유입 가능성을 차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침수차 구별을 위해 차량용 내시경 카메라로 기존에 점검이 어려웠던 부분까지 정밀 진단하며, 점검 결과도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하고 있다.
한편 중고차 구매 시 보험개발원의 카히스토리를 통해 침수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다만 자차보험에 가입되지 않은 차나 차주가 보험처리를 하지 않고 수리하는 등 확인이 어려울 때도 있어 차를 직접 확인할 필요가 있다. 이때 퓨즈박스에 흙먼지가 쌓이거나 부식됐는지, 창문을 아래로 내린 상태에서 유리 틈 사이를 조명장치로 살펴 내부가 오염됐는지, 안전벨트를 끝까지 당겼을 때 진흙 흔적, 물 때 및 부품 교환 여부가 있는지 등을 확인하면 침수 여부를 점검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