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PF·주가 조작 사태 등 악재로 증권株 부진
2분기 영업익도 ‘흐림’…직전 분기比 32%↓
지난해부터 시들했던 증권주가 여전히 부진한 주가 흐름을 보이고 있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3개의 국내 주요 증권사로 구성된 KRX 증권 지수는 6월 한 달간 -3.26% 하락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의 하락률(-0.5%)을 밑도는 수치다. 5월에 4.56% 올랐던 KRX 증권 지수는 상승분을 반납하며 하락 전환하는 모양새다.
개별 종목별로 보면 같은 기간 다올투자증권(-6.98%)이 가장 크게 하락했다. 일명 ‘슈퍼개미’로 불리는 김기수 프레스토투자자문 대표의 집중 매수 영향으로 오름세던 주가가 집중 매수 이전으로 돌아갔다. 이 기간 개인투자자는 다올투자증권을 15억 원 넘게 팔아치우고 있다.
이외에도 한국투자증권의 모회사 한국금융지주(-6.86%), 키움증권(-5.76%), 유안타증권(-4.96%), NH투자증권(-4.40%) 등 순으로 내림세다. 유진투자증권(19.34%)을 제외한 KRX 증권 지수 구성종목 모두가 하락세인 셈이다.
증권주의 부진한 흐름은 지난해부터 이어졌다. 지난해 시작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가 올해도 이어진 데다, 2분기 차액결제거래(CFD)발(發) 주가 조작 사태, 기업공개(IPO) 주관 실적 부진 등 여러 악재가 겹쳐서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감독당국과 정부의 부동산 PF 연착륙 방안이 발표·실시되고 있지만, 잠재 리스크 부담에 대한 우려가 존재한다”며 “CFD 관련 이슈로 2분기 비용 부담 우려가 증권업종 주가 상승을 제한했고, 2015년 이후 증권사 이익 성장 동력이었던 부동산 금융 관련 투자은행(IB) 실적 회복이 당분간 어렵다는 점은 밸류에이션 상단을 낮추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5대 대형 증권사(미래에셋·한국금융·키움·NH투자·삼성)의 연결기준 2분기 영업이익은 총 1조802억 원으로 추정된다. 직전 분기(1조5872억 원) 대비 32%나 하락한 것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개별 종목 종목별로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는 분위기다. 부동산 PF 리스크 등이 상대적으로 크지 않은 증권주의 경우 업황 악화에 저평가 돼 있다는 설명이다.
전배승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증권에 대해 “부동산 PF 리스크가 상대적으로 크지 않은데다 10% 수준의 자기자본이익률(ROE) 창출역량을 보유하고 있다”며 “업황둔화로 주가순자산비율(PBR) 0.5배 미만으로 하락해 밸류에이션 부담이 완화했다”고 평가했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하반기에는 상반기보다 업황이 좋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방어적인 측면에 더 부각될 것”이라며 “적은 부동산 익스포저와 높은 배당수익률이 주가를 지지할 전망으로, 전자는 키움증권과 NH투자증권, 후자는 NH투자증권과 삼성증권이 해당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