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잉원 대만 총통 "가짜 뉴스가 민주주의 위협...지역 안정 위해 비대립적 협력 약속"

▲차이잉원 대만 총통이 28일(현지시간) 타이페이에서 막을 올린 세계뉴스미디어총회 개막 연설에서 중국과의 잠재적인 불화를 피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하고 있다. 타이페이/로이터연합뉴스

"우리 정부는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가짜 뉴스와 싸우고 있다. 우리가 가진 신념을 지키려면 언론 자유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차이잉원 대만 총통은 28일(현지시간) 대만 타이페이 난강전람관에서 열린 '2023 세계뉴스미디어 총회' 연설에서 이같이 말했다.

세계뉴스미디어총회는 전 세계 언론인들이 매년 한곳에 모여 교류하는 국제회의다. 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지난해 스페인에서 3년 만에 개최됐고, 올해는 대만에서 열렸다. 아시아에서 행사가 진행된 건 2013년 태국 이후 10년 만이다.

대만 연합신문망(UDN, United Daily News)이 공동 주최한 이번 총회에는 전 세계 59개국 500여 개 언론사에서 900여 명이 참가했다. 이투데이 등 한국 언론사 6곳도 한국언론진흥재단 후원으로 행사에 참석했다.

차이잉원 총통은 "우리는 캠페인 등을 통해 정보의 자유로운 흐름을 제한하는 요인들을 제거하고, 시민들이 잘못된 정보를 분별할 수 있도록 공공 교육에 힘쓰고 있다"라며 "이러한 언론 자유는 민주주의를 수호하는 데 큰 역할을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러한 우리의 노력들은 수치로 나타나고 있다"며 "아시아에서 10년 만에 열리는 행사를 대만이 주최하게 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올해 국경없는기자회가 평가한 세계 언론자유 지수에서 대만은 180개국 중 37위다. 아시아 1위이며 한국(47위)보다 10계단 높다.

차이 총통은 인공지능(AI) 확산 속에서 가짜 뉴스를 걸러내려면 정보의 신뢰도를 높이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대만 해협과 동중국해 및 남중국해에서 잠재적인 불화를 피하겠다는 국가의 확고한 결의를 표명, "언론 자유를 수호하기 위한 우리의 노력들은 대만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전 세계 민주주의와 관련된 일"이라고 했다.

개회사를 한 페르난도 데 야르자(Fernando de Yarza) 세계신문협회 회장도 언론 자유를 역설했다. 그는 "권위주의 정부의 뉴스 검열 시스템 때문에 많은 언론인들이 박해받고 있다"며 "2023년에는 민주주의와 자유, 그리고 협회의 이념을 함께 지지해 달라"고 호소했다.

▲닐루파르 하메디(좌)와 엘라헤 모하메디(우) (출처=알라미 라이브 뉴스)

한편 언론 자유를 위해 힘쓴 개인 및 단체에 주어지는 '올해의 황금펜 상'은 이란 닐루파르 하메디(Niloofar Hamedi)와 엘라헤 모하마디(Elahe Mohammadi)에게 돌아갔다. 이들은 히잡을 쓰지 않은 이유로 경찰 조사를 받다 의문사한 마사 아미니(Mahsa Amini)의 죽음을 처음으로 보도했다.

이란 정부는 하메디와 모하마디를 국가보안법 혐의로 구속했지만 이들은 투옥 중에도 전제주의에 대항하기 위해서는 시민 모두가 한 목소리를 내야한다며 반정부 시위를 이끌어냈다.

*이 기사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2023 세계 뉴스 미디어총회 참가 지원을 받아 제작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