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사, 정부 후원 거짓으로 내세워 데모데이 행사
하루인베스트 사태 이후 트위터 계정 폐쇄·인터뷰 기사 내려
가상자산 운용 예치 서비스 하루인베스트·델리오 입출금 중단 사태를 낳은 파트너사 ‘비엔드에스홀딩스’(B&S홀딩스)와 연관된 벤처캐피탈(VC) ‘B사’의 수상한 사업 행보가 포착됐다.
28일 본지 취재 결과, 양사는 줄곧 연관성을 부인했지만 B&S홀딩스의 대표 A 씨는 VC업계에서 사실상 ‘B사’ 대표로 통했다. (△관련 기사: '얽힌 거미줄' 코인 예치업, ‘하루인베-B&S홀딩스-B사’ 삼각편대로 통했다)
또 B사는 정부 후원을 받지 않았는데도, 지난해 11월 정부 후원을 받았다면서 대전 모 호텔에서 가상자산·블록체인 관련 기업을 위한 웹3 스타트업 데모데이 행사를 열었다. 해당 행사 포스터에는 후원사로 대전광역시와 중소벤처기업부, 창업진흥원 등이 명시됐다.
하지만 중기부와 창업진흥원은 해당 행사 후원에 참여하지 않았다. 중기부 관계자는 “기업 하나가 행사하는데 중앙 부처가 후원한다는 건 격이 맞지 않는다. 창진원 같은 경우 일절 후원한 기록이 없다”고 말했다.
중기부는 그동안 가상자산 거래소를 비롯한 블록체인·가상자산 기업을 지원하지 않았다. ‘블록체인 기반 암호화 자산 매매 및 중개업’은 2018년부터 벤처기업육성에 관한 특별조치법 시행령에 따라 유흥 주점업·기타 사행시설 관리 및 운영업과 함께 벤처기업에서 제외됐기 때문이다.
문제는 해당 데모데이가 암호화폐, 블록체인, NFT, 크리에이터 이코노미와 관련된 사업 모델을 서비스 등을 갖고 있는 예비창업팀을 참가 자격으로 직접 명시했다는 점이다. B사가 당시 배포한 보도자료에 따르면 이날 데모데이에서 사업 발표를 진행한 기업은 10개사로, △토크노믹스 기반 미팅 앱 △디지털 자산 컨설팅 등 가상자산 관련 기업이 포함됐다.
B사 측은 당시 데모데이 상위 3팀에는 최대 5억 원 안팎의 투자 검토 기회, 주요 VC 투자 연계 지원, WEB3 사업화 온보딩 서비스 지원 등을 제공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해당 지원을 받은 상위 3팀이 어디인지 묻자 “피투자사가 걱정돼서 공개할 수 없다”고 답했다.
통상 포트폴리오사 홍보를 위해 데모데이 행사와 참여 기업을 적극적으로 알리는 업계 관행에 어긋나는 모습이다. 본지 취재 결과, 상위 3팀은 와인 및 주류 기반 NFT 발행사와 게임 관련 DAO, 메타버스 기반 C2E(Create to Earn) 스타트업으로 확인됐다.
B사는 올해 초 중기부 벤처 지원 사업 중 하나인 ‘팁스’(TIPS) 운영사에 선정됐다. 2013년부터 운영되고 있는 TIPS는 정부의 대표적인 벤처 창업 육성 사업이다. 정부가 민간 VC를 지원사로 선정하면 해당 VC가 먼저 스타트업을 발굴해 지원하고, 후에 심사를 거쳐 선정된 최종 창업팀에게 팁스타운 입주 기회 및 정부 자금을 지원한다. 정부 간판을 거짓으로 걸고 스타트업을 지원한 VC가 정부의 스타트업 지원 사업 운영사에 선정된 셈이다.
B사가 신생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TIPS 프로그램을 제대로 운영할 능력이 있는지도 물음표가 붙는다. 하루인베스트 사태가 터진 후 B사 측은 공식 트위터 계정을 폐쇄하고 관련 인터뷰 기사 등을 내렸다.
B사 측은 취재가 시작되자 “공공기관에 전화 좀 걸지 말아달라 회사가 위태롭다”고 호소하며 “그동안 회사가 어려웠는데 하루인베스트 사태가 터지고 나서 대부분 직원이 퇴사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