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도심 녹지 공간 대표로 ‘세운지구’
市 도시계획국→도시공간국 개편 계획
“메구로 하늘공원서 도로 지하화 통찰력”
오세훈 서울시장이 도쿄 도심개발 현장을 방문해 높이 완화 및 용적률 인센티브를 통해 시민들이 걷고 머물고 누릴 수 있는 녹지 공간을 늘리는 ‘서울 도심부 대개조’ 구상을 밝혔다. 이에 서울시 도심 개발정책이 바뀔지 관심이 모아진다.
오 시장은 25일 녹지와 어우러진 도쿄 도심개발 현장인 마루노우치 지구를 찾아 “녹지 생태 도심을 만들기 위해 높이 제한을 풀고 용적률 인센티브를 드려 건물 짓는 분이 스스로 공개공지를 내놓는 제도를 활용해 서울 도심부를 대개조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해 4월 ‘녹지생태도심 재창조 전략’을 통해 서울 시내 도심 숲을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대지 내 건축물 면적을 줄여 저층부를 녹지와 어우러진 공간을 쾌적하게 조성해 도심부를 대개조하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세운지구를 서울의 대표적인 도심 녹지 공간으로 키우면서 현대차그룹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를 비롯한 강남 일대 등 서울 도심 전체에 공공기여를 통해 공원과 녹지공간을 조성할 예정이다.
도쿄역과 황거(皇居) 사이에 있는 마루노우치 지구는 1980년대부터 재개발 사업을 검토해 숱한 논의를 거쳐 2000년부터 민·관 협력하에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지구는 도쿄역 앞 광장 재편 및 지하 보행로 개설 등을 통해 시민 보행 중심의 공간으로 재탄생했다.
특히 민간개발 활성화를 위해 부지 간 용적률 이전 및 용도 교환, 높이 제한 완화 등 다양한 도시계획 제도를 도입했다. 송준환 야마구치대 부교수는 “일본 천왕의 거처인 황거는 문화재이기 때문에 초반에 (개발에 대해) 저항하는 목소리도 있었다”라며 “다만 개발 이익이 최대한 민간이 아니라 공개공지를 확보해 시민들이 활용하도록 하는 방안을 유도했다”고 전했다.
지구 내 마루노우치 파크 빌딩에서 조성한 녹지공간은 도심 내 실질적인 휴게공간으로 기능하는 대표적인 사례다. 건축물 외부공간에는 시민들이 지나가면서 잠시 머무르거나 쉬며 담소를 나누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오 시장은 마루노우치 지구, 토라노몬힐스, 아자부다이 일대, 미드타운 지구 등을 방문하면서 서울 내 세운지구를 대표적인 녹지 생태 공간으로 키우겠다는 의지를 다졌다. 시의 녹지 생태 도심 재창조 전략에 따라 시 조직 개편도 이뤄질 전망이다. 오 시장은 “(서울시 조직 내) 도시계획국의 명칭도 도시공간국으로 이름을 바꿀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 시장은 24일 방문한 ‘메구로 하늘공원’에서는 “소음과 분진을 모두 해결한 모범사례”라며 “고속도로 지하화 작업과 관련해 차량 정체를 기술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검토 계기로 삼겠다”고 밝혔다.
2013년 문을 연 메구로 하늘공원은 교차로 형태에 맞춘 도너츠 모형으로, 공원·광장 등을 포함해 총 1만3000㎡ 규모다. 특히 도너츠형 교차로로 외부에서 차량이 갑작스레 많이 들어오더라도 정체가 쉽게 발생하지 않는 구조로 돼 있다.